野3 강한 반대기류 속 與 여·야·정협의체로 정면돌파에 '난항'
[매일일보 조아라 기자] 정부의 세제개편안과 부동산 안정대책이 국회로 넘어오면서 본격적인 여야간 입법전쟁이 예고된다. 특히 이번 세법개정안과 주택안정화 방안이 모두 '증세'를 주 내용으로 하고 있는만큼 여야의 치열한 공방이 전망된다.
정부는 지난 2일 부동산 종합대책과 함께 '부자증세'에 방점이 찍힌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양도세를 높이는 등의 조치를 통해 주택시장 과열을 완화하고 시세차익 목적의 투기를 차단하고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자들의 법인세·소득세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정부안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국회에 관련 법 13건 가량을 손봐야 한다고 전망하고 있다.
민주당은 공공일자리 창출, 복지·교육비·소상공인 지원, 국방예산 증액 등을 위해서는 5년간 178조원의 재원이 필요한 만큼 소득세법과 법인세법 등을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앞서 지난 24일 최고위회의에서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자에 대한 과세는 조세정의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고, 우원식 원내대표도 "부동산 하나만큼은 꼭 잡겠다는 각오로 당과 정부가 임하고 있다. 양도소득세 개정, 불법행위 처벌 강화 등 법률 개정을 하루속히 처리해야 한다"면서 정부안 관철에 대해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야권은 강력하게 반발하며 정부안에 각을 세우고 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3일 "정부가 최근 무리하고 즉흥적인 경제정책과 재정운영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데 지금의 일방통행식 정책이 '서민정책'인지 '남미식 좌파 포퓰리즘 정책'인지 국민께 보여드려야 한다"고 비판했다.
강효상 한국당 대변인은 이와 관련 "정부여당이 들고 나온 세법 개정안은 미래 세대에 세금 폭탄으로 돌아올 우려가 높다"며 "목표에 억지로 맞춰 짜깁기한 수치를 가져와 OECD 평균 수준이라고 우기는 법인세·소득세 증세는 포퓰리즘 정책일 뿐"이라고 깎아내렸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도 2일 "노무현 정부 '시즌 투' 같다"며 "문재인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인 6·19 대책은 시장에서 실패로 결론난 지 오래"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종철 바른정당 대변인도 세제개편안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의 증세 논의는 '부자증세'식 '포퓰리즘, 물타기' 증세"라고 지적했다.
다소 민주당의 정책에 공감대를 보였던 국민의당도 막상 정부안이 공개되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도 이날 세제개편과 관련해 "국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생색내기용"이라며 "향후 재정 소요 및 조달방안에 대한 종합적인 청사진이 없다"고 일갈했다.
민주당은 이에 여야정 협의체를 통해 증세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자는 생각이다. 우 원내대표는 "여야정 협의체를 통해 과세 정상화를 논의해야 한다"며 "야당은 정부안에 이견이 있다면 협의체 구성에 협조하고 테이블에 앉는 것이 순서다. 협의체에서 과세 정상화 등 모든 것을 올려놓고 치열하게 토론하는 것이 국민께 도리이자 국회가 할 일"이라고 야당에 촉구했다.
하지만 이 마저도 제1당인 한국당은 아예 협의체 참여 자체를 거부하고 있어 첩첩산중이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도 정부안 공개 전엔 조건부 참여의사를 밝혔지만 현재로서는 구성도 제대로 논의되고 있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 민주당 관계자는 "9월 정기국회가 열리기 전까지 치열하면서도 끈질긴 협상이 이어질 것"이라며 "일단은 여야정 협의체를 한국당이 아예 반대하고 있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협조가 필요한데, 각 당마다 사정이 있어 지도부 상의가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