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아라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안철수 때문에 졌다"는 당의 대선평가 보고서에 대해 "이번 대선에서 가장 큰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전면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비안(비안철수)계 의원들은 "일단 지켜보자"며 비판을 삼갔다.
안 대표는 지난 1일 당 대선평가위가 공개한 대선패배 원인에 대선후보였던 자신의 ‘모호한 중도성’ ‘TV 토론 전략 실패’ 등이 지적되자 이같이 밝혔다. 안 대표는 대선보고서가 발표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한 뒤 ”보고서에서 나온 내용들, 제가 고칠 점, 당이 고칠 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수용해 우리 당을 제대로 개혁하겠다“고 말했다.
당 대선평가위는 보고서에서 “안 후보는 TV 토론에서 대통령감이라는 각인을 하는 데 실패했다”며 “'갑철수'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 등의 네거티브에 쓸데없이 대응했다”고 지적했다.
또 안 대표가 내걸었던 중도표방에 대해 “아무런 가치를 갖지 않고 내용도 없는 '중도'를 표방함으로써 오히려 'MB아바타'라는 이미지를 강화했고, 적폐청산에 반대한다는 이미지, 대북정책과 대외정책에 대해 비판은 하지만 대안은 없다는 이미지를 심어줬다”고 했다. 안 대표는 당대표에 나서며 다시 한번 중도노선을 선택, ‘극중주의’를 내걸고 ‘극우’와 ‘극좌’의 대안이 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안 대표는 "그런 부분들도 겸허하게 받아서 고쳐 제대로 당을 혁신하고 개혁하겠다“면서 "중도에 대해 설명이 부족했던 부분들을 이제는 적극적으로 제대로 알리겠다. 중도는 좌우의 중간이라고 많이 생각하시는데 그게 아니다. 우리는 문제해결 정당이라는 것을 기치로 삼고 열심히 달려서 모든 국민들이 국민의당이 어떤 당인지 제대로 인식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당의 대선평가 보고서가 공개되면 안 대표가 정치적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팽배한 상황에서 안 대표가 ‘전면수용’ 의사를 밝히자 당내에서는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앞서 대선패배의 일차적 책임이 있는 안 대표가 당 후보로 나서면서 거센 비판을 들어왔던 것과는 대조된다. 그동안 ‘안철수 책임론’에 목소리를 높였던 국민의당 의원들은 보고서 공개에 대해 "이미 다 나왔던 얘기(지적됐던 패배원인)”라며 별다른 언급을 삼갔다.
이와 관련 비안(비안철수)계 한 인사는 “전대 전이야 각자가 생각하는 당대표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앞장서 안 대표의 책임론을 거론했지만 당대표가 선출되면서 ‘앞으로 나아가자’는 묵시적 합의가 이뤄진 것이 아니겠느냐”면서 “안 대표가 최근 초선의원부터 호남 중진의원들과 소통 노력을 많이하고 있다. 때문에 비판 일색은 아닌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