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의견 좁혀볼 것"...柳 "정치적 합의되면 결심한다"
[매일일보 조아라 기자] 이혜훈 대표의 사퇴로 지도부 공백사태를 맞은 바른정당이 일단 정기국회 중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는 어렵다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임시 지도부 형태를 두고 자강파와 통합파의 입장이 갈린 모습이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11일 유승민 의원이 비대위원장을 맡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대해 "어제(10일) 저녁자리에서 적이 않은 수가 비대위 체제에 반대해서 시간을 갖고 정리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전날 바른정당은 오후 비공개 긴급 회의를 열고 지도부 공백사태에 대한 방안을 논의한 결과, 유 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비대위 체제가 유력하다는 의견이 모아졌었다. 그러나 이후 만찬자리에서 적지 않은 반발 의견이 있었다는 것이 주 원내대표의 주장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모처에서 열린 정세균 국회의장-4당 원내대표 조찬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면서 "정기국회 중에는 국감이나 예산편성 등 원내활동이 대부분이니 굳이 비대위를 구성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고 아무리 정기국회 중이더라도 비대위원장이 있으면 역할이 나눠져 있어 더 좋지 않냐 이런 생각도 있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주 원내대표는 "비대위를 구성할 경우 규정상 비대위원 전원을 지명해 상임전국위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언제까지 비대위 체제로 갈지도 비대위원장 손에 달려 있어 너무 전권을 가져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녁 만찬자리에서 적지 않은 수의 의원이 비대위 체제에 반대했다"며 "(비대위 체제 전환은) 표결로 결정하는 게 아니라서 시간을 갖고 의견을 좁혀보자고 하고 헤어졌다"고 말했다.
실제 당내 투톱 중 한명인 김무성 의원은 전날 만찬에서 "우리가 박근혜 사당이 싫어서 나왔는데 유승민 사당으로 비칠까 우려스럽다"며 주호영 원내대표의 권한대행 체제에 힘을 실었다고 한다. 김용태 의원은 "많은 의원이 비대위 체제에 흔쾌히 동의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를 밀어붙이면 더 큰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며 폭 넓게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의원도 이같은 당내 분위기에 일단 신중론을 펴는 모습이다. 유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정치적 합의가 되면 결심을 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대위 체제 전환에 대해 합의가 안될 경우 "당헌당규대로 하면 된다. 당헌당규에는 전당대회를 하기로 돼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