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년 예산, 4대강 밖에 안보여” vs 한나라 “내년 복지예산 사상최대…거짓말 중단해야”
[매일일보]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심사 첫날인 15일부터 여야는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을 놓고 공방을 시작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1년도 예산안은 총 309조6천억원으로, 이중 의무지출은 144조9천억원(46.8%)이고,재량지출은 164조7천억원(53.2%)이며, 재량지출분 중 인건비 등 경직성 재량지출액은 53조3천,이를 제외한 비경직성 재량지출은 111조4천억원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방비를 제외한 비경직성 지출예산 111조4천억원 중에서 4대강 예산이 무려 8.6%에 달하는 9조6천억원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는 일자리대책 예산보다 8천억원이나 많은 것”이라고 밝혔다.
SoC 투자불균형 우려…공기업에 책임 떠넘기기도
민주당 의원들은 4대강이 ‘예산 블랙홀’로 작용하면서, SOC 투자불균형이 우려된다며, 공기업에 재정지출 부족분을 떠넘겼고 국토해양부 예산(안)은 올해 대비 3.1% 줄어 정부 총지출 증가율 4.8%에 크게 못 미쳐 도로, 해운․항만 등 SOC 분야 예산이 줄었다고 밝혔다.
정부는 SOC 분야에 대한 재정지출 감소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한시적으로 증가한 SOC 규모 조정에 따른 것이라고 밝히면서 고속도로 정부 출자예산 부족분 6천억원을 도로공사 재원으로 충당케 했는데, 정부 재정지출 부족분을 공기업에 떠넘기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민주당 의원들의 지적.
이들은 “이러한 이명박 정부의 겉과 속이 다른 행태는 통행료 인상 등 공공요금 인상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모든 책임을 국민에게 전가하는 용납될 수 없는 예산 편성”이라고 지적했다.
“4대강 사업예산 집중 투입에 따른 도로, 철도, 해운․항만 등 다른 SOC 분야 예산이 줄 삭감돼 사업완공연도의 연기가 불가피하고 원칙 없는 예산 나눠먹기로 SOC 투자불균형이 우려되고 있다”는 것.
특히 해운․항문 분야 예산은 4대강 사업이 본격화되기 전인 ‘09년 대비 5천억원이나 삭감됐고, 「제2차 전국항만기본계획(’02~‘11)에 따라 추진되는 항만개발사업 중 내년도 종료 예정인 사업인데도 반영되지 않은 예산만 877억원에 달한다. 정부가 “완공사업 위주로 예산을 배정했다”고 설명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궤변”이라는 것이다.
서민주거 복지 주장은 ‘숫자놀음’…“빚내서 집사라는 뜻”
민주당 의원들은 또한 “이명박 정부의 서민 주거복지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정책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정부는 서민주거복지 안정을 위한 예산이 17.4% 증가했고 국민주택기금 운용 규모 확대로 실질적인 서민주거 복지 안정을 이룰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숫자놀음’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저소득층을 위한 노후공공임대주택시설개선사업 예산은 24% 증가했지만 이는 기존 그린홈건설지원사업과 통합에 따른 것으로 동결됐다고 하는 게 맞고, 무주택 서민들을 위한 ‘주택바우처 시범사업’ 예산은 2년 연속 단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정부가 재정부담을 이유로 사업추진을 2년 째 무산시킨 것은 4대강 사업에 정부 예산의 대부분을 쏟아 부었기 때문으로 142만 무주택 서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역설했다.
이들은 “국민임대 5천호, 영구임대 2500호, 공공임대는 7500호만 늘리면서 분양주택 호수는 1만5천호나 확대할 계획인데, 국민임대․공공임대 예산은 각각 10%, 50% 삭감한 반면, 분양주택 예산은 90%나 증액시킨 것은 한 마디로 ‘빚내서 집사라’는 말과 같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서민들의 주거복지 안정과는 거리가 먼 분양위주의 주택정책으로 내년도에 서민들의 집구하기 전쟁은 더욱 심각해 질 수밖에 없게 됐다”며, “분양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국민임대․공공임대 예산을 늘려 서민 주거복지 안정을 기하겠다”고 다짐했다.
수공, 위법․탈법․불법에도 금융지원 264%↑
한편 정부는 수공이 지방국토청에 4조원 규모의 4대강 사업을 위탁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가재정법, 지방재정법 등 4개 법을 위반하면서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했음에도 전혀 시정조치 하지 않은 채 수공 금융지원 예산을 264%나 증액 배정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은 “정부가 수공의 위법행위를 방치하면서 수공 금융지원 예산을 편성한 것은 국회를 우롱하고 국민을 기만하는 것으로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특히 “정부의 수공에 대한 금융지원은 말 그대로 ‘묻지마 예산 지원’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금융지원 예산 규모가 2013년 이후 부터 매년 4천억원 가량 급증하는데도 4대강 사업을 통한 출자 기간 및 출자 총액에 관한 계획은 전혀 없어서 언제까지 금융지원을 해야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수공의 4대강 사업 투자에 대한 회수방안도 없고, 이자부담을 할 수 있는 능력도 안 되는데 4대강 사업비 8조원을 떠넘긴 것은 국가채무를 줄여 보이게 하는 명백한 분식회계”라며, “이는 4대강 사업 예산에 대한 국회 심의를 회피하기 위한 편법적인 예산편성으로 수공 4대강 사업 떠넘기는 즉각 중단되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세부 내역 없는 ‘기타’에 수백억 배정
정부는 이밖에 지난해 4대강 사업 시설비 예산 50%를 전용했고, 올해도 9월 말 현재 3792억원의 예산을 전용 집행해 놓고도 내년도 4대강 사업 시설비 예산은 36%나 증액했고, 시설비 중 세부사업 내역 자료가 없는 기타 예산을 264% 증액된 5518억원이나 배정했다.
지난 2년 동안 시설비목 전용에 따른 부족분을 받아가겠다는 것인데,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의 혈세인 국가 예산을 눈 먼 돈쯤으로 인식하고 있지 않는 이상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예산을 편성할 수는 없다”며, “참으로 뻔뻔하다. 국회의 예산심의권은 아랑곳 하지 않고 정부 마음대로 예산을 주물럭주물럭 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나라 “거짓말 공세…무책임한 선심성 여론몰이 멈춰라”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민주당의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거짓말 공세가 끝없이 계속되고 있다”며, “무엇보다도 4대강 살리기 예산을 깎아, 복지예산에 돌리겠다는 무책임한 선심성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올해 복지 예산이 사상 최대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 같은 억지를 부리며 심지어 예산안 심사와 연계까지 시킨다고 한다”며, “이는 예산을 볼모로 나라 살림살이를 무시하는 전형적인 민주당식 횡포”라고 주장했다.
안형환 대변인은 “올해까지 보 건설 공정이 70%까지 진행되는 등 주요공정이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고, 내년이면 사실상 마무리되는 국책사업에 대한 민주당의 반대공세는 너무도 지나치고 집요하다”며, “따라서 우리는 민주당이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해 ‘성공할까 봐 반대’하고 있지 않나 우려한다”고 강변했다.
안 대변인은 이어서 “민주당은 사실에 기초한 예산심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며, “예산안은 예산안대로 정상적으로 처리해야지, 연례행사처럼 행해지는 구태적인 발목잡기 행태를 더 이상 당연하게 여겨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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