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근우 기자] 정의선(사진) 현대자동차[005380] 부회장이 글로벌 위기에 대비하고자 대내외 광폭 행보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12일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독일에서 개막한 ‘201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IAA)’의 본 행사에 가지 않고 당분간 국내에서 글로벌 위기와 관련해 해법 찾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정 부회장은 오는 15일 현대차 남양연구소 디자인센터에서 열리는 제네시스의 중형 세단 ‘G70’ 출시 행사에 참석한다. 다만 신차를 직접 소개할지 여부는 미지수다.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 6월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의 프레젠테이션을 맡은 바 있다.정 부회장은 그동안 세계 주요 모터쇼에 빠짐없이 등장해 전시 현장을 직접 둘러봤다. 올해만해도 서울 모터쇼를 비롯 제네바, 뉴욕, 상하이 등을 찾았다. 또 스위스 다보스(세계경제포럼), 미국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등에서 영향력을 과시하기도 했다.정 부회장은 최근 유럽 시장 점검을 위해 출장길에 올랐다. 지난 4일 오후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출국한 후 3~4일 일정으로 오스트리아 린츠, 독일 뉘른베르크를 거쳐 스위스 취리히까지 현지 시장 여건, 판매 상황 등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이와 관련 정 부회장은 올 들어 13번의 해외 출장을 떠났다. 이 중 유럽에만 4번을 방문해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고자 노력중이다.
실제로 현대차의 올 1~8월 수출은 240만932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 감소했고 기아자동차[000270]도 같은 기간 141만8649로 8.4% 줄었다.다만 전체 해외 수출은 줄었는데도 유럽 시장에선 상승세다. 올 상반기 현대·기아차의 미국과 중국 판매량은 각각 8.6%, 46.7% 축소된 반면 유럽에선 6.5% 확대됐다.이처럼 현대·기아차는 주요 시장인 미국과 중국의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지난달 미국에선 5만4310대(제네시스 브랜드 포함)를 팔아 전년동기(7만5003대) 대비 24.6% 하락해 4개월 연속으로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또 중국에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인한 악재가 여전히 남은 상황이다. 올해 판매량이 지난해의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올 상반기 누적 43만947대를 파는데 그쳐 전년동기(80만8359대)보다 52% 감소했다.현대·기아차 측 역시 “올해 700만대 판매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내부 예상대로 올해 전체 판매량이 600만대 수준으로 떨어지면 201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게 된다. 이는 당초 올해 목표(825만대)와 비교해 15% 이상 미달한 것이다.현대·기아차의 연도별 판매 실적은 △2009년 464만대 △2010년 574만대 △2011년 660만대 △2012년 713만대 △2013년 756만대 △2014년 800만대 △2015년 801만대 △2016년 788만대로 집계됐다.한편 삼성증권은 미국·중국 시장 실적 부진, 정치적 리스크 확대, 제품력 열세, 노사 갈등으로 앞으로 1년 내 예전 수준의 수익성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