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애플이 12일(현지시간)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아이폰X를 공개하면서 금융투자업계는 관련 공급업체인 삼성전자, 섬성전기, LG이노텍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13일 전망했다.
애플이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신사옥 애플파크의 스티브잡스 극장에서 아이폰X(5.8인치), 아이폰8(4.7인치), 아이폰8플러스(5.5인치) 등 3개 모델을 발표했다.
아이폰 X는 처음으로 O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했고 고속 무선충전 기능을 도입했다. 홈버튼을 없앴으며 전면 디스플레이를 추구해 디자인에 변화를 줬다. 또한 전면에는 3D Sensing 카메라를 적용해 얼굴 인식 시스템인 ‘페이스ID’를 도입한 점이 눈길을 끈다. 후면에는 1200만 화소 듀얼카메라도 장착했다.
이러한 큰 변화에도 불구하고 아이폰 출고가가 기존 프리미엄 스마트폰보다 높게 책정돼 판매량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존재한다.
공개된 iPhone X의 판매단가는 $999(64GB), $1149(256GB)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반도체/디스플레이)은 “무선 충전 모듈과 고속충전기 등이 별매로 정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패키지 구매비용은 더욱 높을 것”이라며 “초고가 스마트폰에 대한 소비자의 수용여부에 시장의 의구심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반면에 이동주 KTB연구원(IT부품)은 “메모리 용량 증가분을 감안하면 기본형 제품의 출고가는 전작과 유사한 수준”이라며 “아이폰X는 역대 최고가 제품이지만 디자인이 변화하고 신기술이 채택된 점을 볼 때 가격 저항은 크게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출시 지연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김선우 연구원은 “예약판매와 배송이 각각 10월 27일과 11월 3일에서야 시작된다는 점은 ‘공개와 출시의 간극’에서 오는 부정적 영향을 예상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동주 연구원도 “아이폰X의 정식 출시가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일부 대기 수요의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률이 전년 대비 5%로 둔화됐고, 아이폰X가 삼선전자 갤럭시S8과의 유사한 디자인으로 차별성이 약화됐다. 또 O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하는 과정에서 초기의 낮은 수율로 계획대비 공급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며 “수요대비 공급의 한계로 17년 4분기 판매량이 전년동기(7289만대) 대비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 요인들에도 불구하고 아이폰 신제품에 대한 강력한 수요가 존재해 판매 호조를 예상하는 분위기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반도체/디스플레이)은 “다소 높은 가격 상승에 따른 판매 호조 여부 우려감이 있지만 높은 소비자층과 대기 수요에 따라 단일모델 최대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이어 아이폰 판매 호조에 부품을 공급하는 관련 공급업체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강호 연구원도 “한국 부품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이전대비 높아진 점이 아이폰X의 특징이다”며 “아이폰X의 flexible OLED 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 연성PCB는 삼성전기, 인터플렉스, 비에이치와 영풍전자가, 카메라 모듈은 LG이노텍이 공급을 담당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그는 관련 기업의 17년 하반기 및 18년 연간 매출, 이익이 전년동기대비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동원 KB증권 IT연구원도 “아이폰 신제품에 부품을 제공하는 관련 업체인 삼성전자(flexible OLED 패널), 삼성전기(MLCC, RF-PCB), LG이노텍(듀얼카메라, 3D 센싱모듈, RF-PCB, 무선충전) 등은 ASP(평균판매가격) 상승과 물량증가 효과로 큰 폭의 실적개선이 기대된다”고 전망한다며 관련주에 대해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