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 조선 철종대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156년 전통을 지키며 조선왕실의 전통 금박공예 기술을 이어오고 있는 <금박연>, 46년째 같은 자리를 지키며 30년 전 교복을 입은 여고생이 결혼 후 자녀들과 다시 찾을 정도로 오래된 단골이 많은 <만나분식>, 2대에 걸쳐 맥을 이어오며 프란치스코 교황, 오바마 전 미 대통령 부부 같은 국내‧외 국빈들의 이름 전각을 새긴 것으로 유명한 <명신당 필방>.--
서울시가 이와 같이 오랜 시간 한 자리에서 명맥을 유지해오며 서울만의 정서와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 서울의 노포(老鋪, 오래된 가게)를 발굴해 '오래가게'라는 브랜드로 소개했다.시는 오래된 가게를 칭하는 일본식 한자어 표기인 '노포(老鋪)'를 대신하고 서울만의 오래된 가게를 지칭하는 새로운 이름을 찾기 위해 지난 6월 시민공모를 진행, '오래가게'라는 새 명칭을 선정했다. '오래된 가게가 오래 가기를 바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 오랜 역사 간직한 양장점‧다방‧레코드점 등 '오래가게' 리스트와 지도 공개
- - 30년 이상 운영, 2대 이상 계승‧무형문화재 지정자, 시민추천 수집‧발굴
- - 서울의 숨은매력과 오래된 것의 가치 브랜드화, 이색 서울관광 체험 제공
65년째 옛모습 유지하는 왕고집, 서울 명동 '왕실다방' 추천 고사
예컨대, 한 집 건너 프랜차이즈 카페가 즐비한 명동에서 65년째 옛 다방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며 영업 중인 <왕실다방>의 경우 ‘서울에 변하지 않는 곳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주인의 고집과 철학 때문에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손님이 계속 줄고 있어 가게가 앞으로도 유지될지 미지수라는 이유로 ‘오래가게’로 추천하는 것을 고사했다는 후문이다.시는 향후 BI(Brand Identity)를 제작하고 이야기책과 지도, ‘오래가게 탐방 여행기 영상물 등을 제작‧배포해 ‘오래가게’ 알리기에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이달 중순부터는 젊은층에서 인기가 높은 동영상 커뮤니케이션 앱 ‘스노우(SNOW)’를 통해 ‘오래가게’ 필터를 제공한다. 필터를 켜고 촬영만 하면 마치 ‘오래가게’에 온 것 같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서비스다. 또, 위치기반 서비스를 통해 ‘오래가게’ 주변을 방문하면 다양한 즐길거리에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도 개최할 예정이다.안준호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오래가게를 발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래가게가 일본의 시니세(老鋪)나 유럽의 백년가게 같이 서울만의 개성을 알리고 세계의 관광객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홍보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자유 여행객이 늘어나는 요즘, 화려한 서울 도시 이면에 간직한 오래가게만의 정서와 이야기를 매력 있고 독특한 관광 콘텐츠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