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표결없이 최고위 논의 후 바로 제명" vs 친박 "최고위 의결 필요해"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당적정리 조치를 매듭짓는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가 오는 11월1일 열리게 된 것으로 알려진 바, 윤리위원회에서 이미 의결된 안을 최고위에서 표결할 의무가 있느냐를 놓고 친(親)박 의원들과 비(非)친박 의원들간에 설전이 예상되고 있다.
통상 한국당 최고위는 월·금요일 열리기 때문에 오는 11월 3일 오전 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 당적정리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관측됐으나, 통보시한 종료 후 최고위 논의까지 공백이 발생하는 점을 우려해 최고위를 1일 오전으로 앞당겨 개최하기로 했다고 한국당 관계자는 31일 밝혔다.
지난 20일 윤리위는 당 혁신위원회의 박 전 대통령과 대표적 친박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한 출당을 권고하는 혁신안을 받아들여 박 전 대통령과 서·최 의원에 대한 자진 탈당을 요청하는 '탈당권유' 징계를 의결했다.
해당 의결서는 박 전 대통령이 있는 서울구치소로 송달되어 지난 23일을 기준으로 열흘이 되는 2일 0시까지 자진 탈당의사를 밝혀야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31일 현재까지도 입장을 밝히지 않아 탈당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내일 회의에서는 앞서 지난 열흘간 박 전 대통령이 스스로 당적을 정리하는 등 조치한 바가 없어 탈당 의사가 없다고 보고 당적정리 조치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홍 대표를 중심으로 한 최고위 논의 후 바로 제명 가능하다는 의견과 친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의결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뉘어 있다.
특히 정치권 일각에서는 홍준표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 제명안을 직결로 처리하고 표결을 거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바, 이 경우 친박계 의원들의 강한 반대가 예상된다.
만약 최고위에서 표 대결을 할 경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제명안이 부결될 확률이 높다. 최고위원 9명 중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3명만 찬성의 뜻을 보이고 정우택 원내대표, 김태흠 최고위원 등 나머지 6명은 반대 또는 중립 의사인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한편, 박 전 대통령과 서·최 의원의 탈당을 권고했던 한국당 혁신위 역시 31일 긴급 성명을 발표하고 "더이상 계파주의적 역사의 죄인들이 발호하는 모습을 방치해선 안된다"며 이들에 대한 출당을 재차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