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직원 ‘역차별’ 강력반발…기간제 교사 전환 백지화 전환 예산 지원 한정적 신규채용 감소 우려 실효성 논란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정부의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 지침을 두고 해당 구성원 사이의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정규직 직원들은 무조건적인 비정규직 전환은 기존 인원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노조는 지난 10일 ‘공사 직원 채용은 공개경쟁 채용이 원칙이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냈다.이들은 성명에서 “공공 부분의 일자리는 국민에게 평등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일부 비정규직이 주장하는 ‘전원 고용승계’는 청년들의 일자리를 강제적으로 선점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이어 “무조건적인 채용은 공공기관 채용비리를 전수 조사하겠다는 정부 정책에도 반한다”며 “공공기관 채용은 국민적 수용이 가능한 합당한 절차의 ‘공개경쟁 채용’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반면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 노조는 조건 없는 ‘전원 고용승계’를 요구하고 있다.조직 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대결 구도는 인천공항만의 문제가 아니다.지난 7일 서울교통공사 입사 3~4년차 정규직 직원으로 구성된 ‘공정사회를 염원하는 서울교통공사 청년모임’은 서울시청 앞에서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은 서울시의 교통공사 비정규직 전환 계획에 반발해 지난 2013~2016년 정규직 입사자 1011명의 반대 서명을 받기도 했다.
노노 갈등이 첨예해지자 비정규직 전환이 백지화된 사례도 있다. 교육부는 지난 7월 기간제 교사 등의 정규직 전환 심의 위원회를 구성했다. 이에 전국의 기간제 교사와 정규직 교사는 각각 찬반 입장을 표명하고 제각각 여론 확산에 주력했다.특히 기간제 교사 정규직화 반대 청원 서명운동은 10만명 이상의 정규직 교원, 예비교사 학부모 등이 참여했으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 전환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구성원 간 갈등이 심화하자 교육부는 기간제 교사를 정규직 대상에서 제외했다.이 같은 갈등 배경에는 정부의 일률적인 몰아붙이기식 운영도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지난달 25일 2020년까지 공공부문 비정규직 20만50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공식화했다.정부는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 활성화를 위해 경영평가 항목에 ‘정규직 전환’을 신설해 압박했다. 문제는 급하게 정규직 전환 항목이 들어가 기존 일자리 창출 지표와 상충한다는 점이다. 정해진 정원 내 신규채용과 동시에 정규직 전환도 병행해야 한다.한정된 재원 문제도 노노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정부가 지난 9월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 중 정규직 전환 관련 예산은 1226억원이다. 이는 중앙정부 재정이 투입되는 공공기관에만 해당한다. 2020년까지 전체 예산은 추정조차 못하고 있는 상태다.신분전환에 따른 전체 예산도 아니다. 명절상여금과 급식비, 복지포인트, 최저임금 준수만 고려한 차별시정 예산이다.정부 지원이 미치지 못하는 지방자치단체와 지방공기업 등은 지방교부세를 이용한다. 기획재정부가 편성한 내년 지방교부세는 46조원이다. 전년에 비해 5조2000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해당 금액도 정규직 전환에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신규 공무원 충원과 여타 복지예산에 배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