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글로벌 1위 해운사인 덴마크의 머스크 라인 에이에스(머스크)의 기업사냥 행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글로벌 7위사인 함부르크 슈드아메리카니쉐 담프쉬프파르츠-게젤샤프트 카게(함부르크 슈드)와의 기업결합을 심사한 결과 특정 항로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컨소시엄 탈퇴 등 시정조치를 내리기로 결정한 것이다.28일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8일 머스크는 함부르크 슈드의 지분을 100%로 취득하기로 계약을 맺고 공정위에 지난 4월 기업결합을 신고했다.공정위는 이들의 결합에 대해 개별 사업자 단위와 함께 최초로 컨소시엄 단위 시장점유율도 고려해 분석, 그 결과 이들이 기업결합을 한 후 △중미항로(극동아시아~중미‧카리브해 항로) △남미항로(극동아시아~남미 서해안 항로) 등에서 경쟁을 제한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시장집중도 측면에서 보면 개별사업자 단위 이들의 시장점유율은 중미항로와 남미항로에서 각각 33.3%와 37.6% 등 강력한 시장지배적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컨소시엄 단위로 보면 각각 54.1%와 65.9%으로 절반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게 된다.이와 관련, 컨테이너 정기선 운송업에서는 특정 항로에서 운송업자들이 기술적‧운영적‧상업적으로 합의해 공동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컨소시엄이 많아 이들이 개별 사업자 단위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공정위는 이들이 기업결합 후 강력한 시장지배력을 이용해 단독으로 운임인상 등 경쟁을 제한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했다. 경쟁사업자 몇 곳은 소멸되고 컨소시엄 내 구성원 간 합의로 선복량 배분, 운항 일정, 기항지 등에 대한 협조가 용이해져 유효한 경쟁압력이 사라진다는 분석이다.이에 공정위는 머스크에 ‘중미 항로’의 컨소시엄은 탈퇴하고 ‘남미 항로’의 컨소시엄 계약기간은 연장하지 못하도록 시정조치를 내렸다. 또 컨소시엄 탈퇴나 계약기간 만료일로부터 5년간 모든 컨소시엄 가입 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 외에 컨소시엄 내 민감한 정보 제공 또는 공개 금지, 조기 종료 요청시 관련 자료 제출 및 사전 협의 의무를 부과했다.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건은 컨테이너 정기선 운송업 시장 결합에 처음으로 시정조치한 건으로, 최초로 컨소시엄 단위 시장점유율에 기반해 이해관계자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듣고 해외 경쟁당국과도 의견을 나누는 등 심도 있는 분석을 했다”며 “앞으로도 해운 시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경쟁에 제한이 없도록 예방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