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사익 편취 행위’ 혐의가 있는 효성 법인과 오너일가에 대한 고발 여부를 내달 중으로 결정한다. 이번 심의는 공정위가 가진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앞으로 총수 일가 비리를 뿌리 뽑는 재벌 개혁의 신호탄이 될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관련 실무자까지 처벌하겠다는 최근 방침의 첫 사례가 될 지 주목된다.4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내달 전원회의를 열어 효성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전원회의에 상정하고 결론을 내릴 것으로 전해졌다.심사보고서에는 효성과 효성투자개발 등 법인 2명, 조석래 명예회장과 조현준 회장, 송형진 효성투자개발 대표이사, 사건 당시 부장급이었던 실무 담당자 등 4명을 검찰 고발 조치하는 의견이 담겨 있다. 고발 등 형사 조치 외에도 과징금 처분과 시정명령 등 행정조치도 포함했다.공정위 사무처는 효성투자개발이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를 부당하게 지원해 공정거래법상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등 금지’ 조항을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조 회장이 62.7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가 2014년과 2015년 각각156억원과 39억원 상당의 적자를 내는 등 경영난을 겪고 있었음에도 효성투자개발의 토지와 건물을 담보로 2년간 2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효성투자개발은 효성이 58.75%, 조 회장이 41.00%의 지분을 보유한 효성 비상장 계열사였다.특히 이번 ‘심사보고서’에는 이전과 달리 총수 일가의 부당행위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실무 담당자도 포함해 ‘총수 일가’에 날카로운 칼날을 세웠다.이는 ‘재벌개혁’을 외치는 김 위원장의 의지가 적극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김 위원장은 앞서 지난달 12일 ‘법집행체계 개선 태스크포스(TF) 중간보고서’ 브리핑 자리에서 앞으로 법인·대표이사뿐 아니라 불법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실무자도 고발기준표에 따라 원칙적으로 고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실무자 고발을 현실화한 공정위의 이런 적극적인 고발권 행사 방침은 외부로부터 지적돼 온 ‘전속고발권 폐지’ 요구와도 관련이 있다. 현행 법상 공정거래 관련 고발 권한은 공정위에게만 있지만 공정위가 이를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이에 공정위는 현재 ‘법집행체계개선 TF'를 꾸려 지자체와의 조사권 분담 및 협업, 유통3법법상 전속고발제 폐지 등 전속고발권을 단계적으로 풀어가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발권을 일부 공유·폐지하는 한편, 갖고 있는 권한은 제대로 행사하겠다는 방침이 이번 건에 ‘실무자’까지 고발 대상에 포함하면서 드러났다.전원회의의 공정위원 9명은 내달 공정위 사무처의 조사 결과와 효성 측의 반박을 검토해 최종제재안을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