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등 특정업종에 의존 심화...설비투자 둔화로 지속성장 힘들어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2.9%를 제시하면서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이 다소 빠른 감이 있다고 평가했다.6일 KDI는 ‘2017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내년 경제성장 전망치로 2.9%를 제시했다. 이는 지난 4월 제시한 2.5%와 비교해 0.4%p 높지만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치 3.0%에 비해 낮다.
이와 관련 KDI는 올해 14.7%로 예상되는 설비투자 증가율이 내년에는 3.0%로 크게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투자 증가율 역시 올해 7.2%에서 내년 0.4%로 급락할 것으로 전망했다.최근 경기개선이 글로벌 반도체 경기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내년 지속적인 성장을 낙관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특히 통화정책은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물가와 경기 상황을 감안해 완화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욱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지난달 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상은 우리 경제나 경기 지표로 판단할 때 아직 이른 판단이 아니었나 생각을 한다”며 “지금 현재 금리 수준에서 물가가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한다는 것은 오히려 금리를 인하할 여지도 충분하다고 본다”고 밝혔다.KDI는 내년 거시경제 지표와 관련해 총수출(물량) 증가율은 올해 2.4%에서 내년 3.8%로 완만한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수입 증가율은 같은 기간 7.2%에서 3.7%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민간소비는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및 일자리 관련 정책의 효과로 올해 2.4% 늘어난 뒤 내년 2.7%로 증가폭이 확대되고, 총소비 증가율 역시 2.7%에서 3.0%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경상수지는 순수출 확대에도 수출가격 상승폭 축소 등 교역조건이 악화되면서 올해 790억달러 흑자에서 내년 785억달러 흑자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투자 둔화 등으로 취업자 증가폭은 올해에 비해 낮아진 30만명 내외를 기록하고, 실업률 역시 올해 3.8%, 내년 3.7%로 유사한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국내외 위험 요인으로는 주요 수출품목 단가하락, 대외경쟁력 약화와 시장금리 급등과 자산가격 하락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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