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 의존 소극적 조사에서 '선제적 직권조사'로 집행체계 전환
법 위반 혐의 대기업 정조준...매년 집중감시업종 선정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대기업의 기술탈취 문제를 잡아내기 위한 전담조직이 경제경찰인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본부에 설치돼 가동에 들어갔다. 정부 내 최초의 기술탈취 전담조직이 들어선 것으로 기술탈취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 이 조직은 신고에 의존한 그 동안의 방식을 버리고 선제적으로 직권조사를 실시하며 특히, 법위반 혐의가 포착된 대기업에 대해서 적극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10일 공정위 관계자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11월말 기술유용사건 전담조직(기술탈취 전담 태스크포스)를 신설하고 기존 공정위 직원들 중 변리사나 기술직 등 전문인력을 배치했다. 이들은 앞으로 업계의 기술유용 실태를 파악하고 지금까지 지방사무소에서 담당했던 신고 사건 뿐만 아니라 직권 조사 업무도 전담하게 된다. 이번 전담T/F 신설은 지난 9월 8일 여당과 공정위의 협의에 따른 것이다. 당시 당정은 기술유용(기술탈취)에 대해 "중소기업의 자생력 뿐만 아니라 우리경제의 혁신성장과 잠재력을 잠식하는 반사회적 행위"라고 규정하고, 기술유용 문제 해결을 문재인 정부의 최우선 정책과제로 설정했다. 특히 당정은 기존 정부의 집행체계로는 기술유용 적발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법집행 체계를 획기적으로 전환하는 데 뜻을 모았다. 기술유용 T/F는 그 핵심에 있다. 관련 제도는 보다 강화되고 있지만 법집행에 필요한 전담조직 및 전문조사인력의 부재로 실제 조치 실적은 미미했기 때문이다.실제 지난해에도 공정위, 법무부 등 7개 정부기관이 범정부 차원의 기술유용 행위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조치 실적은 기술유용 1건 등 5건에 그친 바 있다. 이는 은밀하고 교묘하게 이뤄지는 기술유용 사건의 특성상 신고에 의존하는 소극적인 사건처리 방식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영세사업자들인 피해업체들은 정부에 신고를 하고, 소송에 나서더라도 대기업이 싸움을 장기전으로 끌고가면 속수무책이 되곤 했다.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신설된 전담T/F는 '선제적 직권조사'로 법 집행 시스템을 전면 개편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기계·자동차(2018년), 전기전자·화학(2019년), 소프트웨어 등(2020년) 등 매년 집중 감시업종을 선정해 선제적으로 실시한다. 특히 대기업에 대해서도 기술유용 조사가 가능토록 협약 기준을 연내 개정하고 법 위반 혐의가 포착된 대기업은 적극 조사할 방침이다. 법 위반 혐의 대기업 정조준...매년 집중감시업종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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