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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현재 국내에 있는 벤처기업이 보유한 기술력 수준은 떨어지고 수익성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창출’과 ‘혁신성장’ 경제 정책에 벤처기업의 역할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벤처기업이 마주한 문제점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현대경제연구원은 14일 ‘국내 벤처기업의 발전 과제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 국내 벤처기업의 현황을 ‘제품 개발’, ‘시장 개발’, ‘사업전환’, ‘인력 수요’ 측면에서 분석했다. 그 결과 모든 측면에서 몇 년 새 상황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벤처기업은 기술성이나 성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벤처기업육성법’에 따라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업이다. 제4차산업혁명에 대비해 벤처기업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커져 업체 수는 2015년 1월 3만개를 돌파했고 올해 11월 기준 3만5140개사로 늘었다. 벤처캐피탈의 신규 투자도 2010년부터 거의 매년 크게 늘어 2016년 약 2조2000억원에 달했다.그러나 성장성과 수익성은 떨어지고 있다.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벤처기업의 보유 기술력 수준은 하락 추세에 있다.지난해 벤처기업의 보유 기술력 수준 조사에서 국내나 세계에서 유일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응답은 각각 0.7%과 0%였다. 이는 2012년 대비 (국내 11.1%, 세계 4.2%) 크게 줄어든 수치다.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비율을 의미하는 R&D 집중도도 2013년 3.2%로 정점을 기록했다가 2014년 2.9%, 2015년 2.4%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시장 상황도 좋지 않다. 벤처기업의 해외 투자 비중은 축소하고 있고 대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늘었다.보고서는 국내총수출에서 벤처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4%대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매출 발생처별 비중은 對기업이 2012년 67.8%에서 2015년 72.1%로 늘었고, 소비자나 해외를 대상으로 한 매출은 각각 6.1%와 7.0%였다.한편, 벤처기업의 평균 매출액증가율은 2012년 15.8%에서 2015년 8.6%로 매년 떨어졌다. 전체 중소기업이 같은 기간 5.3%에서 8.0%로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매출증가액이 가장 급락한 업종은 컴퓨터 반도체 전자부품업 등으로 2012년 31.6%에서 2015년 7.4%로 나타났다.2012년 6%대 가까이 도달했던 영업이익률도 2015년 4.6%로 떨어지면서 대기업(5.5%) 수준을 하회했다.이런 가운데 인력 부족 문제도 겪고 있다. 벤처기업의 업체당 평균 근로자수는 2012년 24.7명에서 2015년 23.3명으로 매년 조금씩 줄고 있다. 특히 ICT 관련 업종과 에너지·의료 업종에서 제품과 시장 개발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R&D와 마케팅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장균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대기업으로부터의 낙수 효과가 약화되고 있어 벤처기업을 혁신 성장과 일자리 창출 모델을 수행하는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구조적 변혁을 추진하는 데 정책을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그러면서 “시장을 선도하는 독자 기술을 구축하는 벤처기업을 육성하도록 4차 산업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개발 인력 양성 등을 최우선으로 지원해야 한다. 또 해외 진출을 할 수 있도록 정부와 대기업을 포함한 협력 지원 체제도 구축해야 한다. 벤처기업에 대한 금융이나 세제상의 우대 조치 등 다양한 인센터브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