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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문재인 정부 들어 노동시장, 자본시장, 부동산시장 등 다방면에 걸쳐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정부는 시장의 실패를 막기 위한 개입이라지만 정작 시장에서는 갈등과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다.노동시장에서는 통상임금, 정규직 전환,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이 한꺼번에 몰아닥치면서 시장의 수용한계를 넘어서고 있다.통상임금의 경우 자동차, 철강, 조선 등 세계적 불황으로 타격을 입은 전통 제조업에 결정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최근 통상임금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하거나 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어 최대 38조원의 부담을 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비정규직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유통업계에서는 정부의 정규직 전환 드라이브로 긴장하고 있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고용 부담까지 가중되기 때문이다.정규직 전환 문제는 단지 경영측의 문제만은 아니다. 공공부문에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노노갈등의 형태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고, 민간에서는 근로자의 ‘일자리 선택권 제한’이라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중소영세기업들의 경우는 최저임금 인상이 화두다. 근로시간 단축까지 동시에 시행될 경우 문을 닫는 업체들이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정부가 일자리 지원금을 제공하지만, 국회 예산확보 과정에서 야당이 강력하게 반대했을 정도로 부작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자본시장에서는 실손의료 보험료,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 등 금융상품 가격에 대한 직접 통제가 문제가 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보험 원리를 무시한 채 사실상 보험료 인하를 유도하는 행위라고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연체가산금리를 유도하는 등 은행권의 최고금리에도 관여하고 있다.부동산시장은 정부의 개입이 가장 두드러지는 곳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6·19대책, 8·2대책, 9·5대책, 10·24대책 등이 연달아 발표되며 사실상 시장과 정부 간 힘겨루기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이 같은 상황은 문재인 정부가 시장에 대한 개입을 당위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9월 “시장이 실패하지 않게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며 “(1997년) 외환위기 때처럼 시장이 실패해 국민이 고통 받을 때도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외환위기의 경우도 정부가 미리 시장에 잘 개입했다면 그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했다. 그가 가장 기억에 남는 정책으로 꼽은 것에는 치킨가격인하, 부동산정책, 최저임금정책 등이 모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