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가맹분야 불공정행위 뿌리뽑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처음으로 가맹분야의 거래실태를 조사해 결과를 발표하고 이와 관련해 위법 소지가 있는 가맹본부에 자진 시정 및 추가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가맹점주들의 거래협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정보공개 범위도 확대하는 시행령 개정안 입법 예고도 완료했다.  29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가맹본부의 ‘구입 요구 품목 거래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치킨이나 분식 등 7개 외식업종 50개 가맹본부 중 47개사(94%)가 가맹점에 자신이 받은 공급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유통마진(차액가맹금)’ 방식으로 가맹금을 수취하고 있었다.이 가운데 16개 가맹본부(32%)는 가맹금 전액을 유통마진 형태로 받았고, 31개사(62%)는 차액가맹금 방식과 로열티 방식을 병용해 수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유통마진 방식은 가맹점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가맹금으로 정해놓은 로열티 방식보다 투명성이 떨어지고 관리가 어려워 가맹본부와 점주간 분쟁의 여지가 많아 프랜차이즈업계에서 문제로 꼽혀왔다.조사에 따르면 연간 매출액에서 차액가맹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치킨 업종(27.1%)이 가장 높았고 이어 한식(20.3%), 분식(20.0%) 순이었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를 통해 주방용품이나 사무용품, 1회용품 등 브랜드 유지와 관련 없는 품목들을 구입 강제한 사실도 상당수 파악했다.  앞서 공정위는 이달 바르다김선생과 가마로강정 등의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상품 가치 유지에 관련이 없는 품목들을 자신들로부터만 구입하도록 하는 행위를 파악해 각각 과징금을 6억4300만원, 5억5100만원을 부과한 바 있다.이들 가맹본부에 대한 부당행위는 지자체와의 협업을 통해 빠르게 파악할 수 있었다. 바르다김선생의 경우 공정위와 서울시가 합동으로 실시하는 실태조사 과정에서 인지했고, 가마로강정 건은 경기도청을 통해 공익 신고를 받은 후 소회의 절차를 거쳐 과징금 부과 결정을 내렸다.   한편 가맹점에 구입요구품목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배우자나 친인척 등이 참여한 가맹본부는 전체의 48%(24개사)였고, 가맹점에 공급할 물품의 납품업체로부터 판매장려금(리베이트)를 취하고 있는 가맹본부도 50개사 중 22개사(44%)인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위는 정당한 사유 없이 구입을 강제해 '구속조건부 거래 행위' 혐의가 있는 가맹본부들에 이른 시일 내에 자진시정하도록 하고 응하지 않을 경우 추가 조사 후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지난 7월 18일에 발표한 ‘가맹분야 불공정관행 근절대책’의 일환으로 실시된 이번 조사를 통해 공정위는 가맹점주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향후 가맹금 등 가맹본부와의 협상과정에서 협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한편 공정위는 가맹점주 1인당 전년도 평균 차액 가맹금의 액수, 가맹본부-특수관계인 간 거래내역 등 이번 조사 항목도 앞으로 정보공개서에 반드시 기재되도록 시행령 개정을 입법 예고한 상태며 국무회의 등을 거쳐 내년 1분기까지 시행한다는 계획이다.이와 함께 보다 근본적으로 가맹본부가 자율적으로 가맹금 형태를 차액가맹금에서 로열티로 전환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계획을 세워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가맹본부와 가맹사업자간 공정거래협약 체결을 유도하고 가맹본부가 로열티 방식으로 전환하면 이를 공정거래협약 이행 평가 요소에 넣어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한편 공정위는 가맹분야 불공정 행위 근절 대책의 하나로 지난 7월부터 가맹분야 외식업종에 한해 전·현직 가맹점주 및 공정거래조정원 직원으로 구성된 옴부즈만 1기를 출범해 운영 중이다. 앞으로 광역지자체에 조사 · 처분권 일부를 위임해 시 · 도지사가 조사하고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는 협업체계까지 완료하면 가맹본부의 불공정행위를 사전 에방하고 조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