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바른정당 소속 남경필 경기지사와 김세연 의원이 9일 오전 국민의당과의 통합 대열 불참을 선언하면서 양당의 중도통합 열차가 삐걱거리고 있다. 호남계를 주축으로 한 국민의당 내부 반통합파의 신당 창설 바람을 타고 바른정당 내부에서도 통합에 반대하는 이들의 3차 탈당이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다.이날 남 지사는 바른정당 통합당에 불참의사를 밝히며, 탈당을 공식화했다. 남 지사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합당에 참여하지 않겠다. 생각이 다른 길에 함께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보수와 나라의 미래를 위해, 선(先) 보수통합 후 중도로 나아가 대통합을 이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한국당 복당 시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이날 정치권 관계자에 따르면 남 지사가 탈당을 선언하면서도 한국당 복당을 고민하는 것은 오는 6월 경기지사 선거 때문이다. 앞서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지방선거를 위한 당 내부 인재 수혈이 급한 상황을 이용해 5선의 남 지사에게 '불출마 조건 복당'을 언급한 바 있다. 남 지사는 홍 대표의 입장 변화를 기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일단 남 지사가 바라는 조짐은 나타나고 있다. 홍문표 한국당 사무총장은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남 지사에 대해 "(한국당에) 오면 저희들이 모실 것"이라고 했다. 다만 당내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남 지사가 복당한다면) 지방선거 출마 후보는 경쟁과 원칙이 있기 때문에 당의 룰을 따라야 하는 것"이라며 "누구에게 (후보를) 보장해주기 위해 영입을 하고 그런 건 아니다"라고 했다.한편 이날 남 지사와 함께 한국당과의 선(先) 보수통합을 강조해 온 김세연 의원도 한국당 복당을 선언했다. 김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그간 지역에서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저와 정치적 행보를 함께 해 온 당원 동지들의 뜻을 받들어 자유한국당으로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과 더불어 원희룡 제주도지사 역시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합당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며 한국당으로의 복당을 고민 중이다.합당을 두고 내부 찬반 의견이 강하게 대립하고 있는 국민의당은 이날 바른정당 김 의원과 남 지사 등이 통합 대열 이탈을 공식 선언하면서 통합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앞서 천정배·박지원·정동영 등 통합반대파 의원 11명은 안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강행할 경우 '개혁 신당' 창당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이들은 통합안 추인을 위한 국민의당 전당대회를 저지하는 한편 신당 창당 추진을 병행하고 있다. 관건은 원내 교섭단체 구성요건인 20석의 확보 여부인데, 앞서 5일 박 의원은 "무난히 20명을 넘을 것"이라고 자신했다.특히 통합반대파는 한때 33석에 달했던 바른정당 의석수가 3차례 분화를 거쳐 10석까지 줄어들자 "합당을 강행하면 오히려 의석수가 현재 40석보다 줄어드는 '뺄셈통합'이 될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이와 관련해 이날 국민의당 통합파 관계자는 "의석수 문제는 (반대·중립 성향) 의원들을 맨투맨으로 설득하고 있기 때문에 잘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