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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지난해 말부터 서울 강남을 비롯한 일부 지역 아파트값이 과열 현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여당이 집값 안정 최후의 카드인 보유세 인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나섰다. 정부는 보유세 인상 부작용을 고려해 신중한 입장이다.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강남을 비롯한 서울 일부 지역의 집값이 급등하는 것은 재건축 개발의 호재를 노린 투기 수요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의미”라며 “부동산 투기 과열이 지속될 경우 보유세 강화 등 추가대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앞서 11일 민주당은 당내 정책연구기관인 민주연구원 주관으로 ‘지대개혁 토론회’를 열어 보유세 인상 방안 등을 공론화한 바 있다. 국정기획자문위회 위원을 맡은 바 있던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 자리에서 "보유세를 현재보다 소폭 강화하는 선에서 보유를 억제하는 것이 실행 가능성이 큰 대안"이라고 말하는 등 토론회에 참가한 학계와 전문가 등은 보유세 인상에 찬성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정부도 보유세 인상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4일 “보유세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고 발표한 데 이어 이날 김동연 부총리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보유세 인상 정책이 타당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보유세 인상이 투기 과열 지역 외 집값에도 부과되는 점은 서민들의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김 부총리는 “보유세가 거래세에 비해 낮은 편이고 다주택을 갖고 있는 분들에겐 과세 형평의 문제에서 보유세를 좀 올려야겠다는 타당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강남을 포함한 수도권 전반의 주택 공급 물량이 증가하고 거래량도 늘었음에도 최근 강남4구(서초·송파·강남·강동)에서 6억원 이상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원인은 투기적 수요가 가장 크다고 진단했다.그는 이어 “다만 부동산 안정책으로서 보유세 인상은 조금 고려할 점이 있다”면서 “정부는 특정 지역(강남 4구) 집값 잡기가 목표인데 보유세는 전국 다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보유세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로 나뉘는데 재산세를 올리는 경우 전국의 부동산이 영향을 받고 일정한 금액 기준을 정해 부과하는 종합부동산세의 경우도 강남 이외의 지역에 있는 주택이 대상이 된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그는 또 “정책목표인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한 수단으로 (보유세 인상이) 얼마나 작동할지 면밀히 검토해봐야 한다. 물론 조세 측면에선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데 특정 지역을 타깃으로 하기 위해선 어떤 효과가 있을지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정부는 대통령 직속 조세재정개혁특위의 의견을 수렴해 향후 보유세 인상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