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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16일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가 아직 살아있는 카드"라는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한 마디에 대표적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올해 최저치로 폭락하는 등 가상화폐는 정부의 규제 움직임에 여전히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에 반대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이날 오전 청와대의 공식 답변을 들을 수 있는 '한 달 내 20만 명 참여' 조건을 충족했다. 당정청은 이전보다 말을 아끼고 있고, 문재인 대통령도 가상화폐 문제에 있어 정부내 한목소리를 강조했다.이날 오전 김 부총리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도 살아있는 옵션"이라면서 과세나 실명제 도입 등을 포함해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상화폐에 대해서는 비이성적 투기가 많이 되는데 어떤 형태로든 합리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며 "거래소 폐쇄 후 음성적 거래문제나 해외 유출 문제 등 반론이 만만치 않다. (정부 내에서) 정말 심층적으로 서로 간에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그러면서 법무부 장관의 섣부른 발언으로 가상화폐 거래소 시세가 등락을 거듭한 것과 관련해선 "정부가 가상화폐 대책과 관련, 규명하고 일관된 메시지를 주지 못했다는 데 대해서는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진지하면서도 국민이 보고 거기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종합대책을 내겠다"고 했다.전날 실명제 등 금융대책이 통하지 않으면 거래소 폐쇄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말보다 신중한 발언이었지만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김 부총리의 발언이 퍼지자 이날 오후 3시께 비트코인 가격은 1731만원까지 떨어지며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만큼 당국의 규제 움직임 하나하나에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의미다.투자자들의 이 같은 모습은 청와대 게시판에서도 확인된다. 지난달 28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가상화폐규제반대, 정부는 국민에게 단 한 번이라도 행복한 꿈을 꾸게 해본 적 있습니까'라는 제목의 청원글에 이날 오전 8시를 기점으로 20만 명이 넘게 동참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 수석 비서관이나 각 부처 장관 등은 다음달말까지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상황이 이렇다보니 여권은 가상화폐 문제라면 극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부처간 가상화폐 대책 혼선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메시지 관리를 강조했고, 이낙연 총리는 신년기자간담회에서 "총리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한목소리로 나가게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또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가상화폐나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지극히 낮아서 어떻게 봐야 할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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