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독자제재 추가 명단 발표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미국과 일본이 대북 제제 관련 긴밀한 공조 체제를 과시하고 있다. 일본이 북한 유조선이 해상에서 타국 선박과 환적(換積)하는 것을 공개하자 미국이 북한 기관과 선박 등에 대한 독자제재를 발표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도운 중국과 북한 기관 9곳, 북한 출신 개인 16명, 북한 선박 6척을 포함한 특별지정제재대상(SDN) 명단을 발표했다.
미 정부의 이번 단독제재는 지난해 12월 북한 미사일 개발 분야의 핵심 인사인 노동당 군수공업부의 리병철 제1부부장과 김정식 부부장을 제재한 지 한 달여 만에 나온 것이다. 출범 1년을 맞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는 8번째 단독제재다.
제재 대상 기관에는 베이징청싱무역과 단둥진샹무역유한공사 등 중국에 본사를 둔 무역회사 2곳이 포함됐다. 이들 기업은 수백만 달러 상당의 고순도 금속 물질과 중고 컴퓨터 등을 북한 기업에 수출했다고 재무부는 밝혔다.
북한 전자업체인 하나전자합영회사와 해운업체인 화성선박회사, 구룡선박회사, 금은산선박회사, 해양산업무역 등도 북한의 대량파괴무기 개발을 도운 혐의로 제재 대상에 추가됐다.
특히 북한 정부 부처인 원유공업성도 제재 대상이 됐다. 이는 북한으로 들어가는 원유 공급을 차단하려는 것으로 보이며 전일 일본 외무부가 공개한 북한 유조선의 환적 정황과 연관된다.
일본 정부는 최근 북한 선적의 유조선 ‘례성강 1호’와 도미니카공화국 선적 유조선이 동중국해 해상에서 화물을 옮기는 모습을 포착했다며 미국의 추가제재 발표 직전 외무성과 방위성 홈페이지에 관련 사진을 게재했다.
례성강 1호는 지난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입항금지 제재 대상에 포함된 선박이다. 일본 정부는 이 선박이 제재를 피하기 위해 ‘송해호’라는 이름으로 위장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두 선박이 모두 유조선인 것을 감안해 석유 등을 옮겼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김정은 정권의 핵 야욕과 안정을 해치는 행위를 가능하게 하고 북한에 생명줄을 계속 제공하는 석유, 해운, 무역회사들을 추가로 제재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