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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최저임금 7530원 적용 첫 한 달을 맞아 정부는 일자리안정자금 신청을 독려하는 한편으로 카드 수수료 인하 등 후속대책을 내놨지만 현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일자리안정자금은 외면받고 있고, 후속 대책들은 짜깁기에 떠넘기기 일색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한시적 인건비 보조 누구에도 도움 안돼”정부가 최저임금 7530원을 안착시키기 위해 가장 먼저 내놓은 대책은 일자리안정자금으로, 이는 30인 미만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주에게 월 보수액 190만 원 미만 근로자 1명당 월 최대 13만 원을 지원해 주는 제도다.정부는 이 제도를 시행하면서 올해 모두 236만4000명의 근로자가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2조9708억 원의 예산을 마련했다. 하지만 지난 25일까지 접수된 신청 건수는 단 7512건에 그쳤다. 영세사업장 상당수가 1월분 급여를 2월 초중반에 지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청 건수가 증가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하지만 현장 목소리를 들어보면 신청이 정부 기대 수준만큼 늘어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한 제조 분야 중소기업 관계자는 “급격히 오른 최저임금은 회사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며 “한시적인 인건비 보조는 구조조정 시간을 벌어주는, 그야말로 단순하고 사업주와 직원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 제조업체들에게는 생산 자동화를 실현할 수 있는 시설자금 대출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며 “아직 효율적인 공정설비들을 구축하지 못하여 인력 효율이 매우 낮아 인건비 비중이 과도하게 높다. 생산설비 자동화가 단기적으로는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처럼 보일 수는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고용의 증가와 임금 향상을 가능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카드 수수료 인하 등 짜깁기 대책들 제조업체들이 인건비 보조 대신 설비 지원을 원한다면 영세 서비스업장에서는 카드 수수료 인하 등을 원하고 있다. 인건비 보조는 최저임금을 받는 당사자들도 사회보험 가입을 이유로 꺼리고 업주들도 한시적 인건비 보조를 반기기보다 고정적인 비용 증가를 더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대신 카드 수수료 인하나 임대료 상승 억제가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정부는 이들의 목소리에 호응해 대책을 내놨다. 그런데 최저임금 대책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비판이 많다. 기존에 나왔거나 이미 시행이 예고된 대책을 한데 묶은 것들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짜깁기라는 비판이다.실제 상가임대료 인상률 상한을 현행 9%에서 5%로 낮추고 환산보증금 기준액을 지역에 따라 50% 이상 대폭 올리는 방안은 지난달 법무부가 이미 내놓은 것이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시행령 개정안의 입법예고다. 카드수수료 원가 항목인 밴(Van)수수료 부과방식을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꾸는 방안 역시 이미 오는 7월 시행이 예고된 상태다.▮대기업‧가맹본사에 떠넘기기정부는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이 예상보다 크자 민간에 손을 벌리기도 했는데, 자발적 지원 형식을 띠긴 했지만 사실상 정부에 등을 떠밀린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삼성전자는 이달부터 1차 협력업체에 매기는 납품 단가에 최저임금 인상분을 반영하기로 했고, 현대자동차그룹은 15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2‧3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지원키로 했다. LG그룹은 협력사와 상생협력을 위한 85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모두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장관들이 나서 독려한 결과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현대차의 최저임금 지원 발표 당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대기업이 고통 분담을 해야 한다. 대기업에 지속적으로 요청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업무보고를 통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중소상공인의 부담완화를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비용분담을 할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고 밝혔고, 하도급법 등의 개정을 통해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공급원가가 상승하는 경우 을에 해당하는 납품업체가 대형유통업체에 납품가격을 올려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권리도 부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