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5·18 민주화운동 당시 북한군 개입설의 진위를 국가기관이 공식적으로 조사하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국회 국방위원회는 20일 진통 끝에 독립적인 진상조사위원회 설치를 내용으로 하는 5·18 특별법안을 의결했다. 본 법안이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하면 최근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가 발표한 계엄군의 민간인 헬기 사격 논란과 함께 북한군 개입 의혹 등 전방위적인 진상 규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앞서 국방위 법안소위는 지난해 12월 11일 특별법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으나 자유한국당이 공청회 개최를 요구해 전체회의 의결이 무산됐다. 이후 국방위는 지난 6일 공청회를 열어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뒤, 이후 발의된 법안까지 참고해 이날 전체회의에서 처리했다.이날 특별법안은 의결 전 법안 세부 내용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북한군 개입 관련 문구 등을 두고 진통을 겪었다. 결국 국방위는 진상규명 대상 범위에서 '북한군 침투 조작 사건'이라는 문구가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한국당 의견을 수용해 '북한군 개입 여부 및 북한군 침투 조작 사건'으로 바꿨다.진상조사위원회 구성 방식도 문제였다. 기존 법안은 조사위원을 15명으로 구성하고 여당이 4명, 야당이 4명, 대통령이 4명, 대법원장이 3명을 추천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 의원들은 조사위 인원에 범여권 인사가 11명이라 구성이 여당에 편향적이라고 주장했다. 결론은 조사위원을 9명으로 줄이고, 국회의장이 1명, 여당이 4명, 야당이 4명을 추천하도록 하는 것으로 합의됐다.특별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28일 열리는 2월 임시국회 본회의 통과만 남았다. 지난 번 국회가 진상규명 특별법을 보류한 데 대해 5·18 기념재단 등은 행방불명자 유가족들의 염원을 읽지 못한 결정이라며 유감을 나타내기도 해 이번 국방위 통과는 고무적이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이 관련 법안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이번 임시국회 회기 내 통과할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