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민생은 힘들었는데 국가 곳간은 넘쳐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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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민생은 힘들었는데 국가 곳간은 넘쳐났다
  • 박숙현 기자
  • 승인 2018.03.26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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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부채는 1450조원 돌파 / 재정 흑자는 11조원 달해 / 법인세·부가가치세 세수 폭증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국가 재정 상태를 나타내는 통합재정수지 흑자 규모가 11조원이나 증가하는 등 지난해 나라 살림이 호황을 기록했다. 그러나 가계부채는 1450조원을 돌파했고 실업자 수는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26일 공개한 ‘2017 회계연도 국가결산’ 자료에 따르면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지난해 24조원 흑자를 기록해 전년(16조9000억원 흑자)보다 7조1000억원 더 많았다. 이는 37조원 흑자를 기록한 2007년 이후 최근 10년 사이에 가장 많은 흑자 수준이다. 

또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을 뺀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18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조2000억원 이상 줄었다. 세입액에서 세출액을 뺀 ‘세계(歲計)잉여금’은 10년만에 최대 규모인 11조3000억원으로 집게됐다.

다만 지난해 국가부채는 1555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증가분 122조7000억원 중 31조8000억원은 국채발행에 따른 것이고, 93조2000억원은 공무원·군인연금의 연금충당부채가 증가한 것이 원인이었다. 기획재정부는 증가분 중 88.7%인 82조6000억원은 할인율 인하 등 재무적 요인에 따른 증가분이며 공무원과 군인 재직자의 재직기간 증가 등에 따른 증가분은 11.3%(10조60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앙·지방정부가 반드시 갚아야 할 지난해 국가 채무(D1)는 전년(33조8000억원)보다 늘어난 660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전년보다 0.3%p(포인트) 상승한 38.6%다.

지난해 재정 상태 호황은 전세계적인 경계 회복세와 기업의 호실적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정부는 이에 따라 지난해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로 전년도보다 각각 7조1000억원, 5조3000억원 더 걷었다. 명목임금이 상승하고 취업자 수가 증가하면서 근로소득세도 전년 대비 3조원 늘어났다.

이에 반해 가계부채와 실업률 증가 등으로 서민 살림은 더 팍팍해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일반 가정이 은행 등 금융업체에 빌린 돈이나 신용카드 등을 통한 외상 빚의 합계를 의미하는 ‘가계신용’은 2017년 말 기준 1450조9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약 8.1% 증가(108조4000억원)한 규모로 2002년 통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또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실업자 수는 102만3000명이다. 전체 인구 수 자체가 증가한 영향도 있었으나 2000년 현재 기준으로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장바구니 사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9%를 기록해 최근 5년 사이에 가장 높았다.

기재부는 내년에 더 적극적인 재정 운용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예산 편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더 걷힌 국가 재정 수입이 서민 경제에 흘러들어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정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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