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성수 기자] 한국이 미국의 철강관세 25% 부과대상에서 처음으로 제외됐으나 수출 쿼터에 대해 강관업계와 판재업계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으로 수출하는 철강재에 대한 관세를 면제 받기로 합의했다고 26일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세계 모든 국가의 철강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으나 지난 23일 일부 국가가 대상국에서 제외됐다.미국 행정부는 22일(현지시각) 한국을 비롯해 유럽연합‧아르헨티나‧호주‧브라질‧캐나다‧멕시코 등 8개국에 대해 관세를 잠정 유예한다고 밝혔다. 이 중 한국이 처음으로 국가면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중국산 철강 수입 1위국이며 대미 철강수출 3위국으로 미국 철강관세조치 주요 대상국이었다.철강 수출 쿼터에 대해 강관업계와 판재업계 희비가 엇갈렸다. 우선 강관업계는 피해는 관세면제에도 불구하고 쿼터제로 인한 피해는 상당할 전망이다. 이번 철강관세 면제를 조건으로 한국이 받아낸 것은 70% 쿼터 제한이다. 한국은 대미 철강수출을 2015~2017년간 평균 수출량 383만t의 70% 수준인 268만t으로 제한하기로 했다.이 중 강관제품은 104만t으로 전년대비 51% 감소했다. 판재류는 전년대비 111% 쿼터를 할당받으며 오히려 수출물량이 늘어났지만 강관은 대폭 줄었다.
한국이 작년 미국에 수출한 철강제품 중 56.1%가 강관이다. 지난해와 같은 양을 수출할 경우 104만t은 관세를 면제받지만 99만t은 25%의 관세를 물어야 한다.국내 주요 강관업체인 세아제강과 휴스틸, 넥스틸은 26일 정부 정책 발표 이후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가장 중요한 이슈는 업체별로 배분을 어떻게 할 것이냐다.업계관계자는 “정부 발표 이후 아직까지 업체 간 수출량 비중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없다”며 “25% 관세까지 예상했던 터라 이번 수출 쿼터는 다행이다”고 말했다.철강협회는 조만간 배분방식에 대한 업체들의 의견을 모을 계획이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전체 쿼터량을 배분하고 어떻게 관리할지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컨센서스(의견일치)라는 원칙이 있지만 업체마다 이해관계가 다르고 수출물량이 다르기 때문에 합의점을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이번 철강관세조치 발표 후 세아제강 관계자는 “미국 현지 공장의 가동률을 높이고 수출국 다변화를 통해 활로를 개척해나갈 예정이다”고 전했다. 세아제강은 지난 2016년 10월 미국에 현지법인(SeAH Steel USA)을 설립했다. 그 해 11월 'SeAH Steel USA'는 미국 휴스턴에 위치한 유정용강관 제조 및 프로세싱 업체 2곳을 1억달러에 인수했다.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판재 업체들은 이번 조치에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이미 높은 관세를 내고 있다. 포스코는 냉연강판에 66%, 열연강판 62.5% 관세를 내고 있으며 현대제철은 냉연강판에 38.22%의 관세를 부과받고 있다. 동국제강은 아연도금강판에 8.75% 관세를 부과 받은 상황이며 4월 한 달 간 수출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이들 3개 업체는 미국이 철강관세를 25% 관세를 부과한다하더라도 전체 수출에서 대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5% 미만으로 낮기 때문에 강관업체에 비해 영향이 덜하다.판재제품 쿼터가 11% 늘어난다고 하지만 기존 관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고 25% 추가관세만 적용받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수출량을 늘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