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을 계열사를 동원해 사익을 챙긴 혐의(사익 편취)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공정위가 사익편취 혐의로 재벌총수를 고발한 첫 사례다.공정위는 효성그룹 계열사들이 총수일가의 사익을 위해 부당 지원한 혐의로 효성·효성투자개발 등 법인 2곳, 조현준 회장 등 총수 일가 1명, 송형진 효성투자개발 대표·임석주 효성 상무 등 임직원 2명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이번 검찰 고발의 이유로 지목된 조 회장의 사익 편취 혐의는 효성그룹 내 부동산 개발 회사인 효성투자개발(HID)가 자금난을 겪고 있던 계열사 갤럭시아 일렉트로닉스(GE)를 부당 지원했다는 내용이다.GE는 발광 다이오드(LED) 제조 회사로, 조현준 회장이 지분 62.78%를 갖고 있다. 그러나 2012년부터 연속 영업 적자를 내면서 경영난에 시달리자 2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이 과정에서 HID는 GE의 전환사채를 인수하는 특수목적회사(SPC)와 총수익스왑(TRS, 정산시점에 손실과 이익 상호 정산해주는 약정) 계약을 맺어 사실상 무상으로 담보를 제공했고, 그 덕에 퇴출 위기에 놓인 기업이 발행한 채권이 팔릴 수 있었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공정위에 따르면 GE는 2012년 13억원, 2013년 54억원, 2014년 157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고 이번 사건 거래 직전에는 GE의 부채비율이 1829%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공정위는 효성 재무본부가 GE의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지원을 직접 기획·설계했다고 봤다. HID도 당시 GE의 재무상태와 영업전망, CB의 높은 전환가격 등을 감안할 때 TRS 거래에 참여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음에도 거액의 신용 위험을 인수하면서 GE에 사실상 무담보 보증을 했다고 판단했다.이에 공정위는 효성(17억1900억원), GE(12억2700만원), HID(4000만원)에 각각 과징금을 부과하고 HID와 효성 등 2개 법인과 조현준 효성 회장, 송형진 HID 대표이사, 임석주 효성 상무를 고발하기로 했다.다만 조 회장의 사익편취 행위과정에서 아버지인 조석래 명예회장도 관여해 함께 고발해야 한다던 공정위 사무처의 주장은 전원회의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신봉삼 기업집단국장은 “특수관계인의 지시 관례를 어떻게 볼 것이냐에 대한 볍률적 판단인데 거래 당시 조석래 회장이 지시하거나 관여한 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위원회에서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