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윤슬기 기자] 6·13 지방선거가 2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간 광역단체장 선거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냈다. 당초 6월 지방선거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높은 국정지지율을 등에 업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게 유리하게 전개될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서울과 충남 등 여당 후보자들에 대한 ‘미투 폭로’가 이어지면서 선거 분위기에도 변화가 생기는 모습이다. 이런 기류에 따라 이번 지방선거에서 예상대로 여당이 승리할지, 야당이 역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민주, 부산 오거돈 등 5곳 광역후보 확정
민주당은 3일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단수 추천 5곳을 포함해 광역단체장 15곳의 경선 대진표를 발표했다.
민주당은 전날 광역단체장 후보 심사를 통해 우선 부산을 포함, 5곳에서 단수의 후보를 공천하기로 했다. △부산시장 후보에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 △강원지사에 최문순 현 지사 △세종시장에 이춘희 현 시장 △경북지사에 오중기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울산시장에 송철호 전 국민고충처리위원장이 확정됐다. 이들 5곳과 전날 김경수 의원을 추대하기로 확정한 경남을 제외한 다른 광역단체에서는 복수의 예비후보 간 경선을 벌이게 됐다.
주로 보수색이 짙은 지역에 단수추천을 통해 후보를 일찍 확정해 상대 당과의 경쟁에서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또한 4명이 지원한 제주지사의 경우 2명을 탈락시키고 김우남 전 의원과 문대림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관 등 2명으로 경선 후보를 압축했다. 하지만 그 외 지역에서는 ‘컷오프’를 최소화하고 최대한 신청자들의 경선 참여를 보장했다. 경선을 치열하게 만들어 지방선거 분위기를 주도해 가겠다는 당의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단 △서울에서는 박영선 의원, 박원순 현 서울시장, 우상호 의원 △경기에서는 양기대 전 광명시장, 이재명 전 성남시장, 전해철 의원 △인천에서는 김교흥 전 국회 사무총장, 박남춘 의원, 홍미영 전 인천 부평구청장(민주당 발표 순)이 경선을 벌인다.
△대전에서는 박영순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행정관, 이상민 의원, 허태정 전 대전 유성구청장이 경쟁을 한다. △충북에서는 오제세 의원과 이시종 현 충북지사 △충남에서는 복기왕 전 아산시장과 양승조 의원이 각각 맞대결 한다.
△대구에서는 이승천 전 국회의장 정무수석 비서관, 이상식 전 문재인 정부 총리 민정실장, 임대윤 전 대구 동구청장 △전남에서는 김영록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신정훈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농어업비서관, 장만채 전 전남교육감 △전북에서는 김춘진 전 의원과 송하진 현 전북지사가 경선 대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다만 민주당은 7명의 예비후보가 도전 의사를 밝힌 광주에 대해서는 후보 간 단일화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심사를 보류하기로 했으며, 단일화 협상이 마무리되는 5일께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 부산·경남 대진표 확정...리턴매치로 박빙승부 예고
민주당의 이날 발표로 여야 간 경쟁구도 역시 윤곽을 드러내며 치열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지방선거의 전통적 승부처인 수도권과 함께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는 부산·경남(PK)지역은 최대 관심 지역으로 부상했다.
민주당은 경남에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 의원을 단일후보로 추대했다. 이에 맞서 한국당은 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출마가 점쳐진다. 두 사람의 대결은 지난 2012년 이후 6년 만의 리턴매치다. 부산시장에 한국당은 서병수 현 시장을 공천키로 했고, 민주당은 오 전 장관을 확정하면서 부산 역시 리턴매치로 진행된다.
지방선거의 승패를 결정하는 중요 지역인 서울시장의 경우 민주당은 이달 중순께 후보를 확정한다. 일단 박 시장이 우세에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민주당이 결선투표를 하기로 결정하면서 박 의원과 우 의원은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는 민주당과 한국당, 바른미래당간 3자 구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4일 출마를 선언한다. 한국당에서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후보로 유력하다. 안 위원장은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50%가 넘는 높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아무 조건 없이 박원순 시장을 범야권 단일후보로 만들었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자신의 경쟁력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지사는 서울에 정치적 기반은 없지만, 탄핵 국면에서 태극기 집회에 참석하는 등 보수결집에 경쟁력이 있다는 게 한국당의 판단이다.
경기도와 인천에는 한국당 남경필 경기지사와 유정복 인천시장이 나선다. 민주당에서는 경선 승리자들이 이에 도전한다.
세종시의 경우 민주당이 이날 이 시장을 공천키로 한 가운데 한국당은 송아영 이성용 홍창호 후보자 등을 놓고 고심 중이다. 강원도는 민주당의 최문순 지사와 한국당의 정창수 전 국토해양부 1차관이 경쟁을 벌인다.
이밖에 제주지사를 놓고는 바른미래당 원희룡 지사와 민주당간 경합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경선을 통해 후보자를 최종 선출할 예정이며 원 지사는 선거 전에 탈당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당은 김방훈 도당위원장을 제주지사 후보로 공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