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한진해운의 파산 이후 위기에 빠진 해운 산업을 살리기 위해 정부가 대책을 내놨다. 앞으로 일정한 규모의 운송을 확보하는 ‘국가필수 해운제도’를 시행하고, 3년간 총 8조원을 투입해 200척 이상의 신조 발주 투자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이어 원유와 가스 등 전략 화물의 운송 때 국적 선사를 이용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해양수산부는 5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 15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해수부는 이번 5개년 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해 2022년까지 해운 매출액 51조원을 달성하고, 현재 선복량 기준 세계 14위 수준인 현대상선을 10위권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번 정책의 3대 정책 추진 방향은 △경쟁력 있는 서비스·운임에 기반한 안정적 화물 확보△저비용·고효율 선박의 확충△지속적 해운 혁신을 통한 경영안정이다.
해수부는 올해 7월 출범하는 한국해양진흥공사의 투자·보증을 활용해 2020년까지 벌크선 140척과 컨테이너선 60척 등 200척 이상의 신조 발주를 지원한다. 또 안정적인 해상운송 화물 확보를 위해 국내 화주들이 국적 선사를 이용할 경우 인센티브를 준다. 선주·화주·조선사가 공동으로 선박 투자에 참여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상생펀드’를 설립해 운임 우대, 선복량 우선 배정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전략물자 등 운송에 국적 선사를 우선 사용하도록 하는 ‘한국형 화물 우선 적취’ 방안도 마련한다.
또 유사시를 대비한 필수 해상운송 능력 보유를 위한 ‘국가필수 해운제도’도 관련법 제정으로 도입을 검토중이다.
아울러 선사들의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고 경영안전을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해양진흥공사와 자산관리공사(캠코 펀드)를 통해 중고 선박을 매입한 뒤 재용선 하는 방식의 ‘세일즈 앤 리스백’(Sales and Lease Back) 프로그램을 활용, 선사의 부채비율을 낮춘다는 방침이다.
김 장관은 이날 "계획이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법령 개정, 공사 설립, 관계부처 협의 등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