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귀 작가의 탁월한 극작술이 돋보이는 “한국산 체홉극”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제39회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 <공포>가 05월 04일 부터 13일 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사할린, 유배지로 악명 높은 러시아 변방의 섬.
- 극중 주인공 안톤 체홉은 험난한 사할린 여행에서 돌아와
- 농장을 경영하는 친구 실린의 집을 방문한다.
- 실린의 아내 마리는 체홉을 반갑게 맞이한다.
- 체홉에 잇따라 실린의 집을 방문한 조시마 신부는
- 음주벽으로 쫒겨난 하인 가브릴라를 다시 맡아달라 부탁한다.
- 때마침 돌아온 실린은 마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가브릴라를 받아들인다.
- 실린과 체홉, 마리의 사이에는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 실린은 체홉에게 기이한 내기를 제안한다.
“안톤 체홉은 왜 병든 몸을 이끌고사할린에 갔을까?”
얼어붙은 대지와, 몰아치는 바다와,
산다는 것의 의미를 잃어버린...
인간의 그림자만 하염없이 일렁이는,
신(神)조차 눈을 감아버린 그곳에.
빠르게 변하는 세상, 누구나 일상에서 만나는 불안과 공포를 그린 작품!
<공포>에는 삶의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검고 깊은 구멍이 보인다. 매일의 일상에서 문득 문득 존재를 드러내는 심연, 침묵, 그리고 공포... 세상은 빠르게 바뀌고, 다가올 세상은 어떤 모습일지 알 수가 없다. 이 극에서 실린이 느끼는, 아니 사실은 체홉이 느꼈을 공포는 19세기 말 근대라는 문명의 전환기가 깨어 나오는 고통일 것이다. 그 알을 깨는 아픔과 고통은 21세기초, 지금 우리에게도 계속되고 있다.삶의 불가해함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산다는 것 자체에 공포를 느끼는 농장주 실린과 거친 삶이지만 사는 거 자체가 “인간의 의지”임을 알고 있는 하인 가브릴라. 신의 작은 말씀에도 귀 기울이는 조시마 신부와 “신은 자신을 만끽하고 있을 뿐”이라는 요제프 신부. 이들의 대비와 각각의 캐릭터들이 삶을 대하는 방식을 지켜보며 관객은 자기 삶을 반추하게 된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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