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상훈 기자] 우리나라 최북단 전통사찰인 강원도 고성군 건봉사 일대에서는 오는 28일 금강산 가는 옛길을 걷는 특별한 탐방행사가 열린다.
지난해에 이어 2년째 고성군 알프스리조트 입구 임도구간을 출발해서 건봉사까지 20㎞를 걷는 이 행사는 향후 남북관계가 호전되면 도보로 금강산까지 걸어가는 목표를 세우고 추진되고 있다.
고성군과 문화재청이 선정한 2018년 전통산사문화재활용사업의 일환으로 이 행사는 지난해 9월 한차례 개최되었는데 올해부터는 4월과 7월, 그리고 10월에도 각기 다른 프로그램을 가지고 확대 개최되며, 올해는 28일부터 29일까지 이틀간 약 120여명의 참가자가 2개 팀으로 나뉘어 진부령 알프스리조트 앞 흘리 임도 구간과 진부령 아래 장신리 유원지를 각각 출발하여 건봉사까지 걷는다.
저녁에는 임진왜란 당시 건봉사에서 승병을 거병했던 명대사가 일본에서 약탈된 부처님 진신사리를 찾아오는 과정을 창작판소리로 엮은 공연이 있을 예정이다. 한국판소리학회 회장 배연형 선생이 기획하고 선영악회 소리꾼들이 소리로 엮는 이 판소리 공연은 역사적인 사실에 근거하여 판소리 특유의 관중과 함께하는 내용으로 짜여졌다.
공연 후에는 참가자 모두가 탑돌이를 하면서 신라시대 우리나라 최초의 만일염불회가 개최된 건봉사의 의미를 새겨볼 예정이다. 첫날 행사를 모두 마치면 고성군의 유서 깊은 한옥동네인 왕곡마을과 오션투유 리조트 두 곳으로 나뉘어 숙박한 뒤 다음날에는 고성통일전망대를 찾아 북녘땅의 금강산과 해금강 등을 바라보며 통일을 기원할 예정이다.
‘금강산 불이(不二)문화제’는 고성군의 제1경인 건봉사의 능파교(凌波橋, 보물 제 1336호), 고성 건봉사지(乾鳳寺址, 강원도 지방기념물 제51호), 불이문(不二門, 고성군 지정문화재 제35호) 등 유·무형의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문화사업이다.
군은 건봉사와 인연이 깊은 만해 한용운의 얼이 서린 태백산맥의 금강산 가는 옛길을 ‘만해의 길’로 정하여 트레킹 탐방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만해의 길’ 일부구간 탐방순례는 백두대간코스가 시작되는 금강산 향로봉 능선을 마주 바라보며 간성음 흘리 마산봉 700고지 임도에서 9월 23일 오전 10시에 출발 예정이다. 소똥령 등산로 입구를 경유하여 장신리 유원지까지 약12㎞와 장신리 유원지에서 건봉사까지 8㎞를 걷는다.
또한 이날 오후에는 휴전선 철책에 인접한 건봉사 뒷산의 민간인 출입통제구역에 있는 등공대를 특별히 개방하여 참배할 수 있다.
이번 탐방행사는 향후에 금강산 가는 길목을 가로막은 휴전선 DMZ를 누구라도 걸어서 넘어갈 수 있는 세계적인 설악-금강 평화순례의 길을 만들기 위한 시범사업이다. 이 사업은 남북분단의 갈등을 넘어서서 미래의 평화공존을 지향하는 동북아 민간·종교교류의 거점을 유서 깊은 전통산사인 고성군 건봉사에 확립함으로 써 강원도 북동부지역의 특색있는 관광산업 활성화에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