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걸 왜 써야 하는지 모르겠어. 그런다고 내가 달라질 것도 아니고”
연극 <바람직한 청소년>은 미국의 한 대학생이 동성애로 아웃팅 된 후 자살한 사건을 접하고 그 소재에 영감을 받은 강승구 프로듀서와 청소년 시절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10대들의 삶을 리얼하게 묘사해 낸 이오진 작가와의 만남으로 시작됐다.그리고 탁월한 인물의 심리묘사와 노련한 연출력을 겸비한 공상집단 뚱딴지 문삼화 연출이 합류하며 청소년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권력의 하부구조와 소통, 성장의 과정을 더욱 날것 그대로 보여줬다.이 작품은 표면적으로는 동성애 청소년을 소재로 하며, 학교 일진, 왕따 학생 등의 문제적 청소년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작품의 배경과 소재일 뿐, 제목처럼 ‘바람직한’ 그리고 ‘바람직하지 않은’ 것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누구에게 적용할 것인지 등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와 국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이야기이다.4년 만에 원작 연극의 묵직한 느낌으로 돌아온 <바람직한 청소년>을 통해 관객들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문제적 청소년’의 본질을 다시 고민해보고, 돌이켜보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어른들에게 권하는 청소년 연극
바람직하기를 강요당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
“난 니가 평범하게, 정상적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잠깐 방황했었다고, 그렇게 쓰면 되는거야”
연극 <바람직한 청소년>은 우리 시대의 정상적이고 평범한 그리고 바람직한 청소년, 부모, 직장인, 동료를 규정짓는 것인지를 숙제처럼 제시한다. 그리고 그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어른들의 눈이 아닌 청소년의 눈으로 다시 한 번 세상을 바라보기를 권한다.
공상집단 뚱딴지 창단 10년, 그리고 문삼화 연출
작품 줄거리 전교 1등으로 선생님들의 총애를 받던 고등학생 이레는 남자친구인 지훈과 키스를 하는 사진이 찍혀 강제로 아웃팅 당한다. 그리고 한 달간 반성실에서 반성문을 쓰는 징계를 받는다. 지훈은 결국 자퇴를 하고, 전교생은 그를 호모라고 손가락질한다.
한편, 오토바이를 훔치다 사고를 낸 일진 현신도 이레와 함께 징계를 받게 되고,
둘은 몰카를 찍은 범인을 밝혀내기로 한다.
작품 소개 작품은 강북의 한 인문계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강제로 아웃팅을 당한 게이 소년 정이레의 고군분투기를 다루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동성애 청소년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조금 더 넓게 보면 십대 청소년과, 청소년에게는 국가와 다름없는 ‘학교’라는 시스템 사이의 갈등, 더 나아가서는 한 인간과 그 인간을 있는 그대로 수용할 수 없는 세계와의 충돌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정상’이란 것은 무엇일까? 이레에게 ‘니가 평범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진심으로 조언하는 체육선생은, 자신의 삶에서 평균의 삶을 설정해놓고, 그 안에서 모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서 살아온 사람일 것이다. 다음 세대인 청소년들이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시대를 살기를 바란다면, 누군가는 질문해야 한다. 우리가 믿는 ‘정상’이 무엇이냐고. 세상이 권하는 평범한 삶을 살기 위해, 우리는 자꾸만 나의 날카롭고 반짝이는 어딘가를 깎아내고 있지 않냐고....그렇게 묻고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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