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정신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자격이나 면허를 취득하는데 제한을 둔 현행 법령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판단이 8일 나왔다.

인권위는 “자격·면허 취득 시 정신장애 관련 사유를 결격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법률 조항은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권과 직업선택의 자유,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을 위배했다”고 판단했다.

현행 법률은 자격이나 면허를 취득할 때 결격사유로 미성년자,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자 등과 함께 정신장애 관련 사유(정신질환자·심신상실자·심신박약자)도 포함하고 있다. 이는 정신장애인이 업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업무를 할 때 위험성이 있다고 전제하는 것이다.  인권위에 따르면 현재 정신장애인이 자격이나 면허를 딸 수 없다고 정한 법률은 28개에 달하고, 이 중 모자보건법 등 6개는 정신장애인의 자격이나 면허 취득을 무조건으로 제한하고 있다. 지난달 25일부터는 사회복지사업법에도 정신장애인을 사회복지사 결격 대상으로 추가하기도 했다.그러나 인권위는 정신질환은 병의 경중과 치료 경과에 따라 증상이 달라질 수 있는데도 업무 능력에 대한 검증 절차 없이 법률로 제한하는 것은 문제라고 봤다.이에 인권위는 국무총리에게 “사회복지사업법을 제외한 27개 법률에 존재하는 정신장애인의 자격 면허 취득 제한관련 조항이 폐지 또는 완화될 수 있도록 범정부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라”고 권고했다. 최근 개정한 사회복지법에 대해서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해당 조항을 폐지하라”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