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폐업 위기에 처한 일부 상조업체가 부당하게 소비자의 계약 해제 신청을 거부해 소비자의 권리행사를 원천적으로 막는 행위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처음 적발됐다.22일 공정위는 직권조사 과정에서  폐업 위기에 처한 일부 상조업체가 거짓 핑계로 계약 해제 신청을 방해한 사례들을 적발하고 해당 업체의 자금흐름 등을 조사해 업무상 배임·횡령 등의 혐의가 나오면 적극적으로 수사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공정위에 따르면 A 상조업체는 올해 초 회생 절차 개시 신청이 법원으로부터 기각됐지만 법정관리 중이라며 계약 해제 신청을 거부했다. B 업체는 공제조합으로부터 공제계약 중지와 해지 통보를 받자 법원에 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하고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이 신청이 인용되자 B 업체는 신규회원 가입신청을 받았지만, 소비자의 계약해제신청에 대해서는 "소송 중"이라며 거부했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의 행위가 모두 계약 해제 거부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할부거래법을 위반한 사례라고 판단했다.이런 현상은 공정위가 자본금 요건을 3억원에서 15억원으로 상향하도록 하면서 요건을 갖추지 못한 일부 업체가 폐업을 앞두고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악용하면서 나타났다고 공정위는 전했다.소비자가 계약 해제 신청을 한 후 상조업체가 폐업할 경우 소비자는 지불한 금액의 85%까지 받으며 지급이 지연되면 지연이자 연 15%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반면 신청을 하지 않을 경우 낸 보상액은 지출 금액의 최대 50%까지로 피해가 커질 수 있다.홍정석 공정위 할부거래과장은 "상조업체가 계약 해제를 거부하면 내용증명을 발송하는 등 해제 의사표시를 통보하고 공정위나 지방자치단체에 적극적으로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