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앞두고 양국 우호적 조치 오가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미국 행정부가 최근 검토했던 추가 대북제재 시행을 무기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정상회담 재개 움직임을 앞두고 흐름을 깨지 않겠다는 조치로 보인다. 이에 북한은 북미이산가족 상봉을 주선하고 나서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간 우호적 조치가 오가고 있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북한과의 실무회담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추가 대북제재가 무기한 연기됐다”고 2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대북 제재를 연기한 것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 김정은의 정상회담을 되살리려는 양측 간의 분주한 움직임의 한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이 당초 예고와 달리 대북제재를 무기한 연기한 것은 북미대화가 진전되는 상황에서 북한에 성의를 보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앞서 미 재무부는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이 24일 북미정상회담 취소를 발표한 직후, 러시아와 중국기업을 포함해 36개 대상을 겨냥한 대북제재를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해외파견 북한 노동자 추방과 제재 품목의 불법이송 차단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미 관리들은 언급했다. CNN등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도 지난 24일 상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다음 달 12일로 예정된 정상회담을 심사숙고 중인 오늘까지도 대북압박전략을 지속하고 있다. 시행하려는 추가 제재도 당연히 있다”고 밝힌 바 있다.한편 북한도 미국과 우호적인 분위기 조성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지난 24일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는 재미 이북5도연합회에 보내는 서한을 통해 2명의 재미 이산가족을 찾았다는 사실을 전했다. 미 샌프란시스코에 본부를 둔 이 단체는 재미 한인 이산가족들의 생사확인, 서신교환, 상봉, 고향방문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연합회 측은 3개월 전 이산가족 정보를 북측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에는 통상 6개월이 걸렸다는 점에서 이번 북측의 조치는 이례적으로 신속하다는 평가다.이번에 가족을 찾은 이들은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제재로 북한 여행이 불가능해 일단 서신 교환을 추진, 국무부에서 방북 예외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0월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자성남 대사 명의로 이 단체에 보낸 공문에서, 가족상봉 사업의 성공을 위해 업무 지원을 할 것을 대표부에 위임했다고 명시하기도 했다.북한의 이번 조치는 정치적 성향과 관련 없는 미국의 한인 실향민 단체가 수년간 추진해온 이산가족 상봉사업에 대한 첫 공식반응이다. 북한은 이번에 6개월 이상 걸리던 절차를 3개월로 단축하고, 비공식적 가족 상봉에 대해 요구해왔던 지원금도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정상회담이 재추진되면서 미국이 그동안 예고해왔던 대규모의 대북제재를 연기하는 등 북한에 성의를 표하자, 북한도 인도적 차원에서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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