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오는 7월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근로시간단축에 앞서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양극화'가 아닌 '기업부담 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근본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기업부담 완화 대책마저 한시적인 인건비 부담 완화에 그치고 있어 실효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인력난 해소를 위한 실효성 있은 대책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생산성 향상'을 위한 성과공유제 등 기업별 맞춤 설계를 지원하고 유연근무제 등을 도입해 안착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노사 간 성과공유제 활성화해야"중장기적으로 노동의 생산성이 향상되지 않는다면 근로시간 단축이 기대하는 궤도를 벗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근로시간 단축은 앞으로도 우리사회에서 지속적으로 나아갈 부분이기 때문에 생산성 향상과 관련해선 보다 세밀한 접근이 필요하며 이 부분에 대한 정책적인 관심을 지속적으로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정부의 대책은 기업에 대한 컨설팅을 통해 기업의 내부 시스템을 전략적으로 전환 설계하겠다는 것이다. 주로 교대제 개편과 임금보전 방안, 실근로시간 단축과 관련 제도 설계 등이 컨설팅 방향이다. 이 외에도 스마트공장 구축과 기술개발 사업 참여 유도, 전문 기술인력 양성을 지원할 예정이다. 하지만 '제조업 중심'의 대책이라는 점과 가시적인 효과가 도출되기까지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이에 대해 노 연구위원은 '산업체 병역특례제의 확대'와 '사업주와 근로자간의 성과공유제 활성화'를 제시했다. 그는 "정부에서 산업체 병역특례제도를 축소 또는 폐지하려고 진행 중인데 핵심 성장을 위한 인력으로 생산성을 키우기 위해 이 제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확대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일명 '산업기능요원' 제도는 국가산업의 육성·발전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그동안 연구 또는 제조·생산인력으로 활용해왔으나 단계적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
노 연구위원은 또 "중소기업 사업주와 근로자간의 성과공유제를 활성화 시킬 필요가 있다"며 "근로자들이 노력해 생산성 향상이나 비용 절감이나 이윤창출에 성과를 내면 근로자들과 공유하면 노동자들의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성과공유제는 노사간 협력모델인데 이런 제도를 도입해 활용하는 중소기업들에게 정부 차원에서 세제 지원 등 인센티브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탄력근로제 등 유연근로제 도입해야"성과공유제와 달리 단기간에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대책도 있다. 탄력근로제 등의 방안이다. 우리나라는 장시간 근로를 하면서도 낮은 생산성을 갖고 있는데 이 원인으로 근로환경에서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근로시간 운영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 여러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근로시간 단축 논의가 진행되는 동안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현행 2주/3개월 단위에서 1년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꾸준히 있었다. 지난해 9월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간한 '주요국 노동법개혁의 시사점과 입법과제'에 따르면 프랑스와 독일,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법정근로 주 40시간제를 도입할 때 법정근로시간의 유연성 확보하기 위해 1년 단위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해 시행해왔다. 탄력근로는 업무량 변동에 대응해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하고 노동자에겐 불필요한 연장근로나 휴일근로를 방지하며 사업주에게도 각종 수당 부담을 덜게 한다. 특히 탄력근로제 도입은 사용자에게 부담이 될 고용의 경직성을 해소할 수도 있다.▮지역 운수사업장 세제지원 시급전문가들은 유연근로제로도 해결이 안되는 사업장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단기적 인력난은 생산성을 올릴 수 없는 노선버스사업장의 경우 문제가 더 시급하다. 노선여객자동차운송사업이 특례업종에서 제외됨에 따라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달 31일 노사정은 합의를 통해 탄력근로제도를 1년동안 활용해 현행 윤행을 유지하기로 했다. 또 내일배움카드 직업훈련 과정에서 운수 업종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인력양성을 지원할 예정이다. 그러나 인력을 충원하더라도 그에 따른 인건비가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에 업계는 경유유류세와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해주거나 요금을 현실화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버스 준공영제 운영으로 이미 주52시간 근무제가 정착돼 임금 수준도 안정적인 서울 부산 등지와 달리 그렇지 못한 지역 사업장의 인력난과 비용부담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