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6·13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의 사전투표 기간이 7일 기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자유한국당이 17개 전국 시·도당 당원들에게 '사전투표 총동원' 지침을 내렸다.
이날 한국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 따르면 당은 이미 3주 전에 북미정상 회담 즉 평화분위기로 인한 북풍을 최소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시·도당에 사전투표 지침을 통보했고, 이날 재차 확인 작업을 완료했다. 한국당이 내려보낸 지침에는 "당원 투표일은 13일이 아니라 8~9일이다"라며 사전투표 기간에 330만 당원이 각자 1명씩만이라도 데리고 투표에 임해달라는 내용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계산으로 6·13 지방선거에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유권자는 모두 4290만명이다. 당은 한국당 당원을 비롯해 그의 지인 1명씩만 투표에 참여하도록 유도해도 사전 투표율 15%를 넘기는 700만명을 달성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당이 사전투표를 강조하고 나선 것은 오는 12일 예정된 싱가포르 북미정상 회담 때문이다. 한국당은 북미회담에서 핵포기 선언이나 남·북·미 종전선언 등 민주당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오면 보수층 표심이 이탈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국당이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또 다른 측면은 사전투표가 한국당에게 우세하게 흘러가면 정부여당에 유리하게 나왔던 여론조사 결과로 인해 투표를 포기했던 한국당 지지층이 본투표에서 다시 결집하게 되는 '샤이보수' 결집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한국당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북·미 정상회담 전에 열리는 사전투표에 지지층을 최대한 많이 결집시켜야 한다"며 "만약 사전투표에서 한국당이 크게 밀리지 않는다고 나오면 그동안 숨어있던 샤이보수들이 응집할 것이라고 장담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과 마찬가지로 민주당도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부분의 지역에 우세를 나타내고 있는 기세를 실제 득표로 이어가기 위해 사전 투표율을 최대한 끌여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 '깜깜이' 상태를 오래 끌지 않고, 민주당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최대한 이용하기 위해 사전 투표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실제 추미애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도 9일 사전투표를 할 예정이고,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 일부 장관은 이미 8일 사전투표를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민주당은 지방선거에서 사전투표율 20%, 전체 투표율 60%가 넘을 경우 남녀 의원 각각 5명이 머리를 파란색으로 염색하겠다는 이색공약까지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