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업계, 비정규직 전환 문제없나?…‘내부 갈등 가능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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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업계, 비정규직 전환 문제없나?…‘내부 갈등 가능성 제기’
  • 복현명 기자
  • 승인 2018.06.1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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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비정규직 제로’ 기조에 선제적 대응
기존 정규직 인력과 갈등 소지도 존재
장 매튜(왼쪽 다섯 번째) 페퍼저축은행 대표가 각 부서별 ‘행복지킴이’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페퍼저축은행.

[매일일보 복현명 기자] 저축은행 업계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와 일자리 창출 기조에 맞춰 선제적으로 무기계약직이나 전문계약직 등을 정규직으로 변환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비정규직의 전환이 일자리 질 향상과 창출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비용 측면에서 부담이고 자체고용이 아니라 자회사를 설립해 고용할 경우 기존보다 처우가 좋아지지 않아 기존 정규직 인력과 갈등이 생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8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OK·페퍼·웰컴저축은행 등은 현재 비정규직의 전환과 관련해 관련기관과 협약을 체결하거나 계약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먼저 OK저축은행은 지난해 7월 서울지방고용노동청과 ‘기간제 근로자 고용안정 가이드라인’ 준수 협약을 체결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기간제 근로자의 처우를 개선하고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사업주가 준수해야 할 사항들을 제시한 것으로 △지속적 업무의 정규직 전환 △계약기간의 단기반복 갱신 금지 △불합리한 차별 금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에 OK저축은행은 비정규직 직원 중 약 80%를 2년안에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정규직 직원과 동일한 복지를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페퍼저축은행의 경우 지난 7일 전체 직원의 11%에 해당하는 비정규직 직원 35명을 전부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이번 결정은 페퍼저축은행의 ‘가족’ 중심 가치와 사회적 책임을 바탕으로 실시된 것으로 지난해 동기에도 70명의 비정규직 계약직 직원을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에는 5월말 기준으로 재직중인 계약직 직원 중 정년을 초과한 3명을 제외하고 비정규직 100%가 정규직으로 채용됐다.

장 매튜 페퍼저축은행 대표는 “페퍼저축은행은 항상 임직원을 ‘가족’으로 여기고 모두가 고용불안 없이 행복한 직장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더욱 따뜻하고 가족같은 금융기관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정규직 전환 의지를 밝혔다.

이 두 은행과 비교해 웰컴저축은행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 걱정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총 800명의 직원 중 약 40명(5%)의 비정규직을 보유, 저축은행 업계 비정규직 비율인 18%에 비교해 가장 적은 수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문성 확보, 서비스 품질 최우선’의 경영방침으로 그간 콜센터 직원을 포함한 직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고 청원경찰, 사내 복지시설 인력, 시간제 근무자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직원이 정규직으로 알려졌다.

이는 손종주 웰컴금융그룹 회장의 경영원칙 영향으로 그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일자리를 잃었으나 2002년 7억원의 경비로 대부업체인 웰컴론을 세우기까지 야인으로 지내온 자신의 경험으로 인해 직원들의 고용안정에 집중한 탓이다.

하지만 저축은행 업계 안팎에서는 비정규직 전환에 대한 비용과 자체고용이 아니라 자회사를 설립해 고용할 경우 기존 보다 처우가 좋아지지 않을 수 있어 기존 정규직 인력과의 갈등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비대면 거래가 확대되면서 인력과 영업점 줄이기를 통한 비용 절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간접 고용은 근로자들을 직접 고용하지 않고 다른 사업주과 계약한 근로자를 사용하는 것으로 이들은 사업주 회사의 정규직이지만 정작 본사와 사업자간의 계약이 종료되면 곧바로 고용이 불안정해진다. 이런 과정에서 정규직 전환만으로 고용이 안정적으로 보장되기는 어렵다.

저축은행 업계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의 취지에 공감하지만 기술의 발달로 인력과 영업점 확대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자칫 리스크가 될 수 있다”며 “오히려 기존의 정규직 직원들과 격차가 벌어지는 상황도 발생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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