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지난 3일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발표한 보유세 개편 권고안에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에 대해 특위는 금융소득자간 조세형평성 문제를 해소하는 '경제정의' 실현을 그 명분으로 들었다. 그러나 정부는 '급격한 부자증세' 부담, 부동산 쏠림 현상 등 현실적인 문제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어 연내개편에는 포함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특위가 권고한 금융소득 종합과세 개편 방안은 다른 소득과의 형평성을 위해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 금액을 현행 20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낮추는 것이다. 특위는 "금융소득의 상위계층 쏠림 현상이 심각한 반면, 가계저축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저축 증대라는 정책목표는 이미 달성됐다"며 "금융소득자 간, 금융소득자와 비금융소득자 간 조세형평성 문제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특위는 조세개편의 목적을 공평한 조세제도를 기초로 하는 경제정의로 방점을 두고 있다. 지난 3일 재정특위 강병구 위원장은 권고안과 관련해 "공평과세와 조세제도 합리화로 조세정의를 실현하는데 역점을 뒀다"고 말했다.이는 특위의 권고안이 참여연대가 지난 3월 발표한 '2018 세법 개정안 건의서'의 핵심 내용과 대동소이하다는 지적과 연결된다. 재정특위 내 조세분야 소위원회를 구성하는 위원 중 상당수가 참여연대 출신으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앞서 참여연대는 현재 2000만 원인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 금액의 '하향 또는 폐지'와 함께 주택 임대소득세 과세 시 기본공제(400만 원) 폐지를 권고한 바 있다. 3일 발표된 재정특위의 권고안에는 이와 유사한 내용이 반영됐다.참여연대 개혁안의 방점은 '경제정의'다. 참여연대는 건의서에서 "현재 우리나라의 양극화 현상은 심각한 상황"이라며 "소득불평등뿐만 아니라 자산불평등 문제 역시 묵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특히 금융소득과세와 관련 "저소득자의 경우 낮은 소득세율로 세금을 부담하기 때문에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을 낮춰도 영향이 거의 없는 반면 높은 한계세율을 적용받는 고소득자일수록 금융소득에 대한 분리과세로 혜택이 커지므로 금융소득종합과세를 강화해 조세의 수직적 형평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그러나 정부는 금융소득 과세기준을 낮출 경우 부동산 시장으로 돈이 쏠려 '집값 안정'을 해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종부세 개편방안 합동브리핑에서 금융소득 과세기준을 낮추는 방안을 올해 세법안 개정안에 포함시키지 않기로 했다. 종합부동산세 강화와 함께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을 확대하면 부동산시장의 자금 쏠림 현상을 유발하는 등 시장 혼란만 부추길 것이란 게 정부의 입장이다. 주택임대소득에 대한 종합과세기준은 2000만 원인 상황에서, 금융소득 기준만 낮추면 상대적으로 금융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것이다.또 정부는 권고안대로 개정이 이뤄질 경우 종합과세 대상자로 포함될 계층의 조세저항도 고려하고 있다. 종합과세 대상자에는 은퇴 후 이자소득으로 생계를 잇는 고령층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금융소득 종합과세 문제에 대해 정부도 재정개혁특위 권고에 상당 부분 동의한다"면서도 "여러 타 자산소득과의 형평이라든지 노령자나 연금자에 미치는 영향,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할 수 있는 우려 등 조금 더 신중한 검토를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