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프로젝트’ 발표 예정...朴정부 재탕 우려
[매일일보 송병형 기자] 미국과 중국이 미래 산업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미래 산업에 대한 뚜렷한 비전조차 정립하지 못한 채 구호에 그치는 정책만 반복되고 있다.현재 미중 간 무역전쟁의 이면에는 단순한 세계의 공장에서 벗어나 미래 첨단 제조업 국가로 굴기하려는 중국에 대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견제가 깔려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중국 시진핑 정권은 10년 단위로 3단계에 걸쳐 30년 내 산업 고도화를 이룬다는 전략을 마련하고, 2015년 그 첫 단계로 ‘중국제조 2025’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우리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해당하는 13․5규획(2016~2020)과 14․5규획(2021~2025)은 이를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에 해당한다. 이 같은 움직임은 다른 선진국들도 마찬가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독일, 일본 등은 다시 제조업에 주목, 재공업화 전략을 추진했다.하지만 한국은 금융위기 이전에 나온 정책들이 재탕·삼탕을 반복하며 성과 없는 구호만 난무하고 있다. 김대중 정부 시절 나왔던 ‘5T 차세대 성장산업’은 노무현 정부에서 10여개 분야 ‘차세대 성장동력사업’으로 이어졌는데, 2008년 말 이명박 정부에서 17개 분야 ‘신성장동력’으로 다시 등장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에서는 2013년 말 ‘메가 프로젝트’, 2014년 3월 ‘미래성장동력’과 ‘산업엔진 프로젝트’, 2015년 3월 ‘미래성장동력’, 2016년 8월 ‘국가전략 프로젝트’, 2016년 9월 ‘미래성장동력’, 2017년 1월 ‘미래신성장테마’ 등 실제 추진 성과는 없이 대동소이한 내용의 정책발표만 반복됐다.이는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다시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혁신성장을 위한 8대 선도사업을 발표했던 정부는 조만간 ‘메가 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와 함께 3대 축으로 꼽히는 혁신성장에서 성과가 없자 범정부적 프로젝트를 기획해 성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박근혜 정부 실패의 재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부처별 프로젝트와 범정부 프로젝트 등 프로젝트를 남발하던 박근혜 정부는 “우리나라의 성장동력이 무엇인지가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정부는 매번 성장동력 발굴 결과만 발표할 뿐, 이후의 후속 관리과정과 결과에 대해서는 관심이 거의 없었다"”(국회입법조사처)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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