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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일본 자민당 의원 4명의 울릉도 방문을 둘러싸고 또다시 한·일 양국간 갈등이 불거져나오고 있다. 정부가 '입국금지' 조치로 일본 의원들의 울릉도 방문을 저지했지만, 공항에서 길이 막힌 이들이 자국으로 돌아가 "한국 정부가 입국조차 막았다"며 선전할 경우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과제로 남았다. 급한 불은 껐지만 한·일관계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모를 '화약고'가 남은 셈이다. 일본은 그 동안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이름)는 역사적으로 법적으로 명백한 일본땅'이라고 주장하며 노골적으로 독도 '분쟁화'를 시도해왔다. 외교 전문가들은 일본의 이런 움직임을 독도의 국제분쟁화를 위한 시도라고 분석한다. 독도를 실질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한국은 독도가 국제사법재판소 등에서 국제문제로 다뤄질 경우 잘해야 "독도는 우리땅"이란 점을 인정받는 정도지만 일본은 밑져도 본전이다 .게다가 현재 국제사법재판소장은 일본 왕세자비의 아버지인 오와다 히사시 전 외무성 차관이다. 다만 국제사법재판소 제소는 분쟁 당사국 양쪽이 모두 응해야 가능하다. 이 때문에 일본은 지속적으로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며 한국의 시민·사회 단체와 여론을 자극해왔다. 노골적 독도 도발의 첫 단추는 2000년 모리 요시로 일본총리가 꿰었다. 그는 9월19일 KBS와의 특별회견에서 "다케시마(독도)영유권 문제에 대해서는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서나 국제법상으로도 명확하게 일본의 고유영토라는 것은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전에도 일본 지도층 인사들의 '독도망언'은 많았지만, 직접 한국 국민을 상대로 한 특별회견에서 일본 총리가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 사건은 큰 파장을 일으켰다. 더구나 특별회견이 있었던 날은 한·일 정상회담(22~24일)을 불과 사흘 앞둔 시점이었다. 이듬해 2월17일에는 일본 시마네현 스미타 노부요시 지사가 독도를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주장하며 "한국이 독도를 불법점거하고 있다"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그는 시마네현 의회에서 "독도는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적으로나 일본의 영토이며, 시마네현 5개촌에 속해 있다"고 말했다. 2004년 5월6일에는 일본 의원들의 울릉도 방문 시도와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일본 극우단체 니혼시도카이 회원 4명이 독도 상륙을 시도하겠다며 소형배를 타고 독도로 향한 것. 그러나 결국 이들은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의 제지를 받고 뱃머리를 돌렸다. 2005년에는 주한 일본대사마저 기자간담회에서 독도영유권을 주장해 지탄을 받았다. 다카노 도시유키 당시 주한일본대사는 2월2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역사적으로 법적으로 다케시마(독도)는 명백한 일본 땅"이라고 주장했다. 한·일 국교정상화 40주년 기념 '2005 한일 우정의 해'의 의미를 무색하게 한 발언이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시마네현은 2월22일을 '다케시마의 날'로 정하는 조례를 제정했다. 시마네현은 '다케시마의 날'을 지정한 뒤 해마다 기념식을 갖고 있다그 해 3월8일에는 일본 경비행기 한대가 사전허가 없이 독도 인근 상공으로 진입하려다가 되돌아간 사건도 벌어졌다. 일본 아사히신문사 소속 C-560 경비행기는 한국 방공식별구역에서 1마일(약 1.8㎞)까지 접근했다가 우리 공군이 F-5전투기 4대를 출격시키고 경고통신을 한 뒤에야 되돌아갔다. 이후에도 일본은 역사 왜곡 '3종 세트'라고 불리는 교과서·외교청서·방위백서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독도 영유권을 주장해왔고 올해에는 독도 영유권 주장을 확대·강화한 새 중학교 교과서를 발표했다. 특히 다음달 2일에는 '독도는 일본땅'이라는 주장을 담은 2011년도 방위백서가 발표될 예정이다. 일본은 지난해 방위백서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일본) 고유의 영토인 북방영토나 다케시마(독도)의 영토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인 상태로 존재하고 있다"는 내용을 기술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의원들에 이어 정부까지 방위백서로 독도 도발에 나선다면 비난 여론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확산되고 양국 관계도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