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고발요청제 확대 과도한 형벌조항 폐지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고위급 간부 대기업 취업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 검찰-공정위 간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온 상황에서 공정위 특위가 29일 공개한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권고안은 사실상 공정거래법상 전속고발권을 유지하는 쪽으로 공정위의 손을 들어줬다. 의무고발요청제를 확대하고 과도한 형벌조항을 폐지하는 등 제도 보완이 뒤따를 예정이다.특위 권고안에 따르면 공정거래법상 전속고발권을 보완해 유지하자는 의견이 5명이고, 경성담합을 포함한 중대위반행위에 대해선 선별적으로 폐지하자는 의견이 4명으로, 근소하게 유지 의견이 앞섰다. 다만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4일 정무위 업무보고에서 "내부적으로도 그렇고 경성담합은 전속고발권 푸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어 정부안은 선별 폐지할 것으로 예상된다.이와 함께 의무고발 요청제 확대, 이의신청제 도입(미고발 사건에 대해 신고인이 이의신청할 수 있는 절차), 검찰과의 협업 강화로 전속고발권 제도를 보완할 예정이다. 특히 특위는 리니언시(자진 신고자 감면 제도) 신청을 공정위와 검찰이 동시에 접수해 이원화 할 경우 기업에 혼란이 줄 수 있다고 판단해 공정위가 검찰에 리니언시 정보를 제공해 정보공유를 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관련법 22조2항 개정)를 마련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그동안 공정위의 소극적 행사로 지적받아온 전속고발권은 공정거래법상 다른 국가보다 과다했던 형벌조항과도 연관돼 있다. 이에 권고안은 실제 집행되지 않으면서 과다한 형벌조항을 현실에 맞게 정비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그 결과 기업결합 규정에 있는 형벌조항을 비롯해 당사자간 민사적 분쟁 성격이 짙은 불공정거래행위에서 △거래거절 △차별취급 △거래강제 중 끼워팔기 △재판판매가격유지의 형벌조항을 폐지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다만 고의가 명백하거나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수 있는 △시지남용 △담합 △부당지원 및 사익편취 △보복조치는 형벌조항을 유지하기로 의견 수렴했다. 경제력 집중 억제 행위인 지주회사 행위제한, 상호·순환출자,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등에서의 형벌조항은 장기적으로 폐지하고 이행강제금을 도입하자는 의견도 있었다.이 외에도 그동안 입증하기 어려웠던 시장지배적지위 추정 요건을 보다 완화했다. 3이하의 사업자가 합계 75%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한다는 현재 요건은 유지했다. 다만 실제 시장지배적 지위에 있는 기업들이 시지 사업자 추정 요건에서 벗어나는 '사각지대'가 생기는 경우가 있어 1사업자의 시장지배적 지위 추정 요건을 현행 50%에서 40%이상의 시장점유율로 낮추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4차 산업혁명 분야 스타트업 기업 인수 등을 고려해 기업결합신고를 자산총액 등이 현행 기준이 미달하더라도 일정 거래금액을 충족하면 신고의무를 부과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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