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 특위가 29일 공개한 공정거래법 전면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금지 등 규제가 더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강화특위 권고안 ‘기업집단법’ 부문에는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규제 대상 기준을 상장사와 비상장사 구분 없이 20%로 일원화하고, 해외계열사 공시 의무 강화, 기업의 금융·보험 계열사 및 공익법인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특위 권고안에는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규제대상 계열사 지분 요건을 상장사의 경우에도 20% 이상(현재는 상장사 30%, 비상장사 20% 이상)으로 강화하고, 이들이 지분율 50%이상으로 보유한 자회사도 규제 대상에 포함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특수관계인이 상장사 비상장사 구분 없이 20% 이상을 보유한 계열사 간 부당 거래행위는 규제대상이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 공시 규정상 총수일가의 지분율 기준과 사익편취 규제 기준이 일원화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기소시 위법성 명확화 과제다만 이처럼 재벌그룹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을 확대하더라도 법원 기소시 위법성을 명확히 할 수 있는 제도 정비에 대해선 아직 공정위가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위는 현재 공정거래법 제5장 ‘불공정거래’ 규정에 있는 제23조2항(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등 금지)을 입법 취지에 맞게 제3장 ‘경제력 집중 억제’로 옮겨오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는데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지난 24일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지금 대법원에 계류된 상황에서 새로운 입법 추진하는 게 갖는 문제들도 있어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공정거래법 제23조2항은 지난 19대 국회에서 신설될 당시 공정거래 저해 방지 규제에 초점이 맞춰진 5장에 규정되면서 이와 관련한 소송에서 공정위가 ‘공정거래 저해성 심사’에 걸려 패소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진그룹의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공정위의 과징금 처분을 서울고등법원이 취소하라고 판결하기도 했다.  ❙시장감시 기능 강화총수의 지배력을 유지·강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는 금융보험계열사와 공익법인의 의결권 행사는 제한하고, 시장감시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의견 수렴이 이뤄졌다. 현행법은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해당하는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행사를 예외적인 경우 특수관계인 합산 15%까지 인정하고 있는데 권고안은 이와 함께 금융·보험사 단독 의결권 행사 한도를 5%로 제한하기로 했다. 특히 의결권 행사 예외 사유에서 ‘계열사간 합병, 영업양도’는 제외하기로 했다.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행사 제한 취지가 금융계열사들이 고객이 맡긴 자산으로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강화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인데 계열사간 합병은 적대적 M&A에 대한 경영권 방어 등과 무관하다는 분석이다. 공익법인 역시 본래의 목적과 달리 의결권 행사로 지배주주의 지배권을 강화하면서 상속세를 회피하는 수단이 된다는 지적에 따라 특수관계인 합산 15%, 전체 공익법인 합산 5% 내로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고 공익법인이 내부거래를 하거나 계열사의 주식을 취득·처분하는 거래를 할 경우 이사회 의결·공시제도를 도입해 시장감시 장치를 도입하기로 의견이 모였다.❙지주사 행위 규제 요건 강화재벌총수 일가의 편법적인 지배력 강화를 차단하기 위한 지주회사의 행위 규제 요건(부채비율과 자회사-손자회사 지분 의무보유율 등)은 보다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특위는 현재의 지주회사 의무지분율(비상장 40%, 상장 20%) 상향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지주회사가 적은 지분으로 상장자회사를 지배할 경우 상표권이나 경영자문수수료 등 받을 수 있는 독점 수익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책임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재계는 자회사 지분확대를 위한 주식 추가매입 비용으로 투자·고용확대에 지출하는 게 더 낫다는 지적도 있다. 부채비율(현행 200%) 상향은 찬반이 엇갈렸다.❙대기업 집단 지정 GDP 0.5%에 연동 이 밖에 대기업 대상 각종 규제 기준이 되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지정 기준’은 현재 자산 규모 10조원에서 경제 규모를 자동 반영해 GDP의 0.5%와 연동하기로 했다. 다만 시행시기는 GDP의 0.5%가 10조원이 되는 시점부터다. 공시 대상 기업집단 지정 기준은 현행을 유지하되, 해외 계열사의 주주현황, 국내·해외계열사 출자 현황을 공시하도록 의견이 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