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맞춰 소득분배 개선에 방점을 둔 '2018 세법개정안' 정부안은 종합부동산세 개편 등으로 고소득층과 대기업에 대한 증세를 늘려 재원을 마련하고 이를 서민과 중소기업 등에 지원한다는 게 골자다. 이에 더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부동산 임대사업자를 겨냥한 세제 정책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종부세 개편, 임대소득 비과세 폐지정부안에 따르면 초고가 다주택자와 임대소득업자 등으로부터 '부자 증세'를 강화해 저소득층과 서민들은 감세 또는 복지 증진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까지 비과세였던 연간 2000만원 이하 주택임대소득에 대해 내년부터 14% 세율로 분리과세를 하기로 했다. 다만 주택임대소득 기본공제 금액과 필요경비 인정 비율 등을 임대사업자 등록 여부에 따라 차등(등록사업자는 400만원 기본공제, 미등록 사업자는 200만원만 공제 등)을 둬 임대사업자 등록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임대보증금에 대한 비과세 혜택 대상도 올해 기준시가 3억원 이하·주거용 면적 60㎡ 이하에서, 내년부터는 기준시가 2억원 이하·주거용 면적 40㎡ 이하로 축소하기로 했다. 이밖에 그동안 비과세했던 대상들을 대폭 과세 적용해 재원 확보에 주력했다. 그동안 국내 사업자에게만 적용했던 클라우드컴퓨터 서비스 부가가치세를 국외사업자에게도 적용하고, 농협·수협·산림조합 등 상호금융 준조합원의 예탁금·출자금의 이자·배당소득에 5% 과세(2020년부터 9%)하며, 내년 7월부터는 휴대전화에서 자주 사용하는 1만원 초과 모바일 상품권에 200원~800원의 인지세를 부과하는 방식이다.▮근로장려금·자녀장려금 대폭 확대이렇게 마련한 세원은 저소득층과 서민 지원에 투입된다. 정부는 저소득층 근로장려금으로 3조8000억원(단독가구 최대 150만원), 자녀장려금으로 9000억원(현행 1인당 최대 50만원에서 70만원으로 증액)을 지급하기로 해 지급액이 지난해 기준 2~2.7배 늘어났다. 또 일용직 근로자의 근로소득공제액은 하루 10만원에서 15만원으로 올려주고, 청년(만15세~34세)들을 위한 주택청약종합저축에 대한 이자소득은 내년부터 2021년까지 500만원까지 비과세하는 내용도 담았다. 산후조리원 비용도 고소득근로자를 제외하고 200만원 한도로 의료비 세액공제 대상에 추가된다. 신용카드 사용금액 소득공제 적용기한을 2019년 연말까지1년 더 연장하는가 하면, 서민들의 문화생활 지원을 위해 박물관·미술관 사용분은 30%공제를 추가했다.▮중소기업 성과공유제 도입 유도정부는 고용악화를 돌파하기 위해 중소기업의 성과공유제 도입을 적극 유도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성과공유제 도입 중소기업의 근무하는 근로자가 경영성과급을 받으면 소득세 50%를 감면해주고 중소기업은 지급한 경영성과급의 10%를 세액공제하기로 했다.청년친화기업이 청년 정규직을 고용하면 1인당 연간 공제액을 현행 1000만원에서 1500만원까지 늘려주고 공제 기간도 1년 더 연장했다. 중소기업 취업 청년(90%)과 노인·장애인·경력단절여성(70%) 소득세 감면 기간도 2021년까지 연장했다. 고용위기 지역 또는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에 창업하는 31개 업종의 중소기업은 5년간 법인세와 소득세를 100% 감면해준다.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한 기업은 중소기업의 경우 근로자 1인당 1000만원 세액공제하는 기간을 2021년까지 3년 연장해준다.▮지주회사 전환 유도 위해 세제 지원정부는 올해 일몰되는 '지주세 전환 과세이연' 혜택을 연장해 대기업의 지주회사 전환을 유도하기로 했다. 지주회사 전환은 대기업의 소유지배구조 투명성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정부가 권장해왔는데 지주사가 지주회사가 오히려 총수일가의 지배력 강화를 돕는다는 지적이 있어 논란 끝에 연장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지주회사가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 과세혜택을 연장해주면서 자회사 보유지분율을 높이도록 유도하는 등 대기업의 지주회사 전환 정책을 유지하는 방향이다. 구체적으로 지주회사 전환 때 양도차익에 대한 법인세·양도소득세 납부시점을 연기해주는 ‘과세이연특례’를 3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정부는 또 '익금불산입률(지주회사가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 중 일정 비율을 과세소득에서 제외)'을 현행 세단계에서 네 단계로 나눠 예를 들어 자회사 지분율이 20~40%(상장사)일 때 과세제외율을 현행 80%에서 90%로 높였다. 기업이 자회사 지분을 더 많이 갖도록 하는 유인책인 셈이다. 또 공익법인을 통해 총수일가가 증여세 세제혜택을 볼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공익법인이 출연받은 재산에 대해 공시할 때 회계감사보고서를 추가하고, 수입금액이 5억원 미만인 공익법인이 내년까지 전용계좌를 신고하면 가산세를 면제해주는 등 공익법인 투명성도 조세정책으로 뒷받침했다.▮면세점 특허 요건 대폭 완화그동안 대기업에게 유리했던 면세점 특허 요건이 대폭 완화해 중소·중견기업의 면세시장 진입장벽이 낮아졌다. 정부는 개정안을 통해 면세점 특허 요건을 매출액 수준 '2000억원 이상 증가 증가로 낮추고, 외국인 관광객 수 기준은 '20만명 이상'으로 완화했으며 둘 중 하나의 조건만 충족하면 신규 특허를 발급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중소·중견 면세점은 이 같은 요건에도 상관없이 서울을 포함한 모든 지역에 상시 진입할 수 있도록 조건을 대폭 완화했다. 또 현재 5년인 면세점 특허 갱신 횟수를 대기업은 1회, 중소·중견기업은 2회까지로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