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B에 담긴 계엄시행준비 자료 확인 / 계엄 문건 작성TF 비밀리 운영하기도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가 지난해 3월 계엄령 검토 문건을 작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실행을 기도했다는 증거가 2일 발견됐다.기무사 의혹 특별수사단(특수단)은 이날 기무사의 계엄문건이 들어있던 USB에서 '계엄시행준비'에 관한 내용이 들어있는 것을 확인했다. 기무사가 작성한 계엄문건 보고서의 원래 제목은 '전시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이 아닌 '현 시국 관련 대비계획'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기무사는 또 계엄 문건 작성TF를 비밀리에 운영하기 위해 '미래 방첩업무 발전방안 TF'란 이름으로 인사명령·예산 및 별도 장소를 확보했으며, 이 분리된 PC를 이용해 문건을 작성하고 TF 운영 이후 사용된 전자기기는 포맷을 해 복구를 못하도록 조치했다고 특수단이 밝혔다.특수단은 실제 계엄 실행 준비 여부를 가리기 위해 지난달 16일 수사를 시작한 이래 계엄문건 관련 USB 확보, 계엄 문건 작성TF 요원 등 25명의 소환조사, 압수물 분석, 관계자 진술 등을 통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특수단은 기무사의 세월호 민간인 사찰과 관련해선 기무사의 유가족에 대한 조직적이고 전방위적인 사찰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특수단에 따르면 기무사는 세월호 참사 이후 현장 지원 등의 명목으로 세월호TF를 구성, 현장 및 사이버 사찰을 통해 유가족의 성향, 정부 발표에 대한 반응, 일부 유가족의 사진, 학력, 전화번호 등의 정보를 수집해 보고했다.한편 지난 5월 25일 출범한 이래로 기무사 기무사법 재정과 명칭 변경 등 개혁 방안을 논의해 왔던 기무사개혁위는 이날 마지막 전체회의를 열고 기무사존치·국방부본부화·외청화 3개안을 최종 권고했다.기무사 개혁위는 현재와 같이 사령부를 존치하는 1안과 국방부의 산하 본부로 전환하는 2안, 외청으로 독립하는 3안을 병렬적으로 제안했다. 외청으로 독립하는 3안은 국회에서 토론과 입법을 거쳐야 하는 장기적인 방안이다.기무사 개혁방안이 송영무 국방장관에게 제출되면 국방부는 개혁위 안들을 토대로 최종적인 개혁안을 내놓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국방개혁2.0을 통해 군 체질 개선에 나선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조각이 될 것으로 보인다.앞서 기무사 개혁위는 원래 국방부 특별수사단 및 군검 합동수사단에서 촛불집회 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 의혹을 수사 중인 점을 고려해 이를 지켜보고 결론을 내려 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에서 빠른 개혁안 도출을 강조하자 개혁위는 기조를 전환, 마지막 전체회의를 열어 기무사 개혁과 관련해 신속하게 결론을 내기로 뱡향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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