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올 상반기 식당이나 술집 등 영세자영업자들이 다수 종사하는 분야에서 경영난으로 인해 비자발적 이직자가 기록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저임금인상의 부작용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2일 국가통계포털에 공개된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 음식점 및 주점업의 올해 1∼6월 비자발적 이직자는 4만6563명이다. 이 업종의 비자발적 이직자 수는 2009년 업종 관련 통계가 이뤄진 이후 가장 많았다. 음식점 및 주점업의 비자발적 이직자 수는 늘 3만명 이하였다. 그러나 2016년 하반기 2만 8061명에서 지난해 상반기 4만5729명으로 급증했고, 올 상반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
비자발적 이직자란 일을 그만두는 것을 원치 않음에도 일터를 떠나는 근로자를 말한다. 올해 상반기 비자발적 이직자 중 83.6%가 임시직이나 일용직 근로자인 것으로 보아 음식점 및 주점업의 비자발적 이직자 중 다수는 불안정한 노동을 하다 일터를 떠난 것으로 판단된다.
음식점 및 주점업에서 비자발적 이직자가 기록적으로 증가한 원인은 사업자 수가 포화에 달한 가운데 수요는 줄고 영업비용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요가 줄어든 주원인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로 인한 중국과의 갈등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관광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은 작년 2월 45만8952명이었으나 한국 관광 금지령 이후 1년 넘게 월 30만명 미만에 머물렀다.
영업비용이 늘어난 주된 원인으로는 2년 연속 두 자릿수를 인상한 최저임금이 꼽힌다. 지난해 시간당 6470원이었던 최저임금은 올해 16.4% 인상돼 7530원으로 올랐다.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10.9% 인상된 8350원이다.
자영업자가 많은 업종인 소매업(자동차 제외)에서도 어쩔 수 없이 일을 그만둔 이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이 업종의 올해 상반기 비자발적 이직자 또한 1만8569명으로 2012년 상반기 2만314명을 기록한 후 최근 6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조만간 자영업자 대책을 발표한다”면서 “상가임대차보호 대상 확대와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소상공인 세제지원방안 등이 포함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