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근로·사업소득 악화일로 정부 지원금에 기대 연명 / 7월 충격적 일자리 통계, 3분기 소득 양극화 심화 예고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올해 2분기 소득분배 지표가 ‘2분기 기준’ 10년 만에 최대치로 나와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기조에 또다시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그 원인으로 인구 고령화와 제조업 부진 등을 꼽았지만 소득감소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단축 타격을 많이 받는 임시직·일용직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근로소득이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저소득층 노동자의 지갑사정은 3분기에도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소득격차 악화 원인 ‘고용악화’통계청이 23일 발표한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에서 분배 지표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전국 2인 이상 가구, 수치 클수록 소득 분배 불균형, 소득수준에서 가구원수 고려해 합리적인 국제기준)은 올해 2분기 5.23배로 나타났다. 이는 ‘2분기 기준’ 2008년(5.24배) 금융위기 때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역대 최고였던 지난 1분기(5.95배)보다는 낫지만 일반적으로 5분위 비율은 1분기에 가장 높고, 2분기에는 연평균보다 보통 낮게 나타나는 뚜렷한 계절성을 갖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심상찮은 수치다.이처럼 소득양극화 현상이 지속되는 이유는 저소득층 수입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근로소득은 일자리 해소 등으로 줄고, 고소득층은 상대적으로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올해 2분기 1분위 가구에서 근로자가구 비중은 1년 전에 비해 43.2%에서 32.6%로 대폭 하락했다. 1분위 비중이 높은 도소매·숙박음식업에 종사하는 임시일용직 고용이 줄었다. 이 계층의 일자리는 올해 2분기 1년 전보다 18만개 줄었다. 반면 중산층 이상인 4분위나 5분위의 사업소득이 양호한 편이었다. 올해 고용노동부의 사업체 임금 상승률에서 대기업에 다니는 300인 이상 사업장의 임금총액 증가율이 지난 5월 4.4%를 기록해 1년 전(3.8%)보다 0.6% 더 높아졌다. 1분위, 2분위 3분위의 취업자수 증감률은 각각 -18%,-4.7%, -2.1%인 반면, 4분위와 5분위는 각각 +2.5, +5.0로 고용에도 양극화가 심화됐다.▮3분기에도 ‘소득 양극화’ 지속될 듯이 같은 소득양극화는 3분기에 더 악화할 수도 있어 우려된다. 저소득층의 유일한 밥벌이인 ‘근로소득’을 올릴 수 있는 고용지표가 여전히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3분기 첫 달인 올해 7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5000명 늘어난 데 그쳐 취업자 수가 사실상 정체 상태에 있다는 평가다. 실업자는 7개월 연속 100만 명을 초과했고, 특히 가계를 책임지는 30·40대의 취업자 수는 올해 월평균 약 14만명 줄었다.이에 따라 소득주도성장이 먹혀들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임금과 소득을 늘려 소비를 촉진해 내수를 활성화하면서 이를 경제 선순환의 동력으로 삼는다는 J노믹스의 소득주도성장은 ‘임금-고용’ 고리에서 끊겼다는 분석이 나온다.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주요 산업 부진과 인구 고령화 등 ‘구조적 문제’를 ‘소득격차 악화’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자동차·조선 등 주요 산업에서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이에 따른 내수부진이 있었고, 그 영향으로 영세 자영업자의 사업소득과 취업자 수가 줄었다는 것이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 영향 등 통제하기 어려운 변수인 ‘외부 요인’도 끌어들였다. 기획재정부는 "1분위 내에 취업 비중이 작고, 임금수준이 낮은 고령층(70세 이상) 가구가 많이 증가했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영향 누적 등의 영향으로 1분위의 비중이 높은 도소매, 숙박음식점업 등에서 임시·일용직 고용이 축소했고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줄었다"고 했다. 기재부는 "저소득층 일자리·소득 지원대책,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대책 등 주요 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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