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 한미 정상회담·김정은 서신으로 '종전선언' 불씨 살아나 / 북미간 실무협상서 北비핵화와 종전선언·평화체제 '빅딜'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북미 간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종전선언 이슈가 북미 간 논의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평양에서 뉴욕으로 이어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외교와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두 차례의 서신으로 비핵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합동작전이 피날레인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연내 종전선언'을 이끌어낼지 주목된다.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서 미국 측 지휘자인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은 이달 2차 북미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4차 방북길에 오른다. 이와 관련, 미국 CBS 방송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장관이 2차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하면 종전선언 카드를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이행시키기 위한 협상 카드로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또 북미 간 실무협상에서도 종전선언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예상된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북을 전후로 오스트리아 빈 또는 다른 곳에서 북미간 실무협상이 열려 북한과 미국간 '등가성(비핵화·종전선언)'에 대한 조율이 이루어질 전망이다.협상을 앞두고 북측이 종전선언을 공식석상에서 다시 강조하고 나선 것은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달라진 북미 관계를 거론하며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치를 공식화 한 다음날(현지시간 지난달 29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뉴욕 유엔총회 연설에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먼저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미국에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상응조치를 요구했다. 상응 조치는 제재완화와 종전선언이다. 이는 북한이 핵 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켓 발사시험을 중지하는 등 비핵화 노력을 나타낸 만큼 미국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비핵화와 종전선언·평화체제 '빅딜'을 촉구한 것이다. △핵실험장 폐기 △핵무기와 핵기술을 이전하지 않기 등 중대한 선의의 조치들을 언급함으로써 유엔 무대를 통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어 비핵화 실무협상,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협상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북한으로부터 공을 넘겨받은 미국은 앞서 종전선언을 놓고 북한과 큰 입장차를 보였지만 최근엔 문 대통령의 설득을 통해 종전선언의 '선언적 성격'을 이해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6일 우리 정부 관계자는 CBS와의 인터뷰를 통해 "종전선언을 적대정책 종식과 평화체제로 가는 선언적 성격으로 보는 우리 정부의 취지를 미국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이 당초 종전선언에 평화조약에 버금가는 법적 의미를 크게 부여해 우려를 나타냈지만, 지금은 주한미군 지위나 유엔사의 법적 지위, 한미동맹 유지와 무관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는 뜻으로 풀이된다.2차 북미정상회담 날짜와 장소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이후 구체화될 전망이지만 일각에선 11월 초순 북미정상회담과 남북정상회담을 거의 동시에 갖고 판문점 등에서 남과 북, 그리고 미국이 함께 종전선언을 하는 것을 가장 '이상적인 그림'으로 그려보고 있다. 문 대통령의 9월 평양 방문에 대한 답방 형식으로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이 '가까운 시일 내에' 예정되어 있는데 이때 미국이 함께 동참해 종전선언을 하는 안이다. 이처럼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남과북, 그리고 주변국간 '빅 이벤트'가 모두 4분기에 몰리며 연내 종전선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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