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 선제적 대응… 미래 성장 동력 확보 주력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전 세계적으로 전기자동차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임에 따라 철강업계는 관련 소재 개발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1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 규모는 올해 450만대에서 2020년 850만대로 두 배 수준 증가할 전망이다. 향후 5년 뒤에는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차량 10대 가운데 1대는 전기차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전기차의 시장 점유율이 1%대 초반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급격한 증가세를 이어가는 셈이다.
이같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면서 철강업계도 수익성을 제고하며 전기차 관련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전기차 보급이 확산됨에 따라 일부 철강 제품 수요 감소도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의 경우 일반 자동차에 필요한 엔진과 트랜스미션이 생략된다는 점에서 자동차를 구성하는 전체 선재(자른 면이 둥글게 된 5.5~9㎜ 강철) 가공제품 중 10% 정도가 줄어든다.
국내 철강업계는 이러한 자동차산업 환경 변화에 맞춰 기존 제품의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은 물론, 새로운 수요 개발도 요구되는 상황이다.
포스코는 전기차 등 차량 경량화 추세를 겨냥해 ‘기가스틸’을 개발했다. 이 제품의 판매량은 2016년 25만t, 지난해 30만t 등 최근 2년 새 연평균 20%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기가스틸은 1㎟ 면적당 100㎏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차세대강판으로 10원짜리 동전만한 크기에 10t의 하중을 버틸 수 있다. 알루미늄보다 가벼우면서 강도는 3배 이상 강해 안전성에서도 우수하다는 평가다.
현대제철은 ‘TWB 핫스탬핑’ 공법을 적용한 고강도 전기차 배터리 보호재를 개발했다. TWB는 두께와 강도 등이 서로 다른 강판을 레이저로 용접하는 기술을 뜻한다. 핫스탬핑은 섭씨 950도의 고온으로 가열된 철강소재를 금형에 넣고 프레스로 성형한 뒤, 급속 냉각시키는 공법이다.
현대제철은 소형 SUV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에 전기차 배터리 보호재를 공급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산업의 주목도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포스코는 1130억원을 들여 전남 광양에 리튬이온전지 양극재 공장을 건설한다. 이 공장은 2019년 완공을 목표로 2022년까지 5만t의 생산체제를 갖출 예정이다. 현재 포스코ESM 구미공장의 1만2000t의 생산능력을 포함하면 연 생산규모는 6만2000t에 달한다. 이는 전기차 100만대분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현대제철은 당진공장에서 전기차의 폐배터리를 기반으로 1MWh급 에너지저장시스템(ESS) 구축 실증사업을 하고 있다. 현대제철 당진공장에 설치될 ESS에는 현대차 아이오닉일렉트릭, 기아차 쏘울 EV의 재활용 배터리가 활용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온실가스 배출 규제 강화 등 전기차가 확대되는 추세에 맞춰 경량화·고강도화 등 소재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며 “전기차 배터리 이슈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