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사퇴설에 시달리고 있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치권에 이른바 ‘작심발언’을 했다. 여야를 불문한 정치권이 허황된 프레임 싸움에만 집중한다는 비판으로, 경제문제 해결을 위해선 조정과 타협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속도감 있게 정책이 추진되지 않는 상황에서 외부에서는 경제지표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결국 답답함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김 부총리는 30일 여의동 CCMM빌딩에서 열린 ‘2018 상생과통일 포럼-한국경제 길을 묻는다’에 참석해 “정치권에는 허황된 담론은 있는데 정책은 없다는 것이 제가 주목하는 부분”이라며 “진영논리를 뛰어넘었으면 좋겠고, 경제를 비전과 긴 시계로 바라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부총리는 정치권의 프레임 논쟁을 겨냥했다. 그는 “국감 10여일간 최저임금, 단기 일자리 대책 등 거의 같은 질문을 받았다. 기승전 최저임금이었다. 모든 것을 최저임금으로 몰고 가는 것은 프레임 논쟁”이라면서 “오죽하면 (단기 일자리 대책 발표 전) 맞춤형 일자리를 빼자고 했다가 결국 넣었더니 또 이렇게 프레임이 씌워졌다”고 했다.
김 부총리는 지난 25일 기획재정부를 대상으로 한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사퇴요구가 나오자 “경제를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면 뭐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면서 “경제가 좋아지고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다면 거취가 대수겠냐”며 강경발언을 한 바 있다.
경제상황이 어려워지면서 경제정책 양대 사령탑의 교체설은 계속 나오고 있다. 앞서 한 매체는 청와대가 김 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교체를 이미 준비하고 후임 인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여당과 청와대는 즉각 부인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메시지를 통해 “김동연·장하성 교체설은 전혀 들어본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예산심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그 말 자체가 성립이 안 된다. 인사를 하더라도 이런 일들을 끝내놓고 하지 않을까”라며 “내가 아는 한 검토되는 바가 없다”고 했다.
한편 보수 야당에서는 코스피 지수 2000선 붕괴 등 경제지표가 연이어 악화되자 공세를 강화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증시 하락은) 안이한 대처로 일관하고 있는 경제사령탑에 대한 불신이 반영된 결과라는 점을 엄중히 자각하기 바란다. 경제사령탑의 빠른 교체와 정책 기조 및 주요 정책의 전환을 시급히 선언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