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 첫 언급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에 대해 본격적인 경기하강 국면 돌입을 공식화했다. 수출은 완만하게나마 증가율을 보이지만 투자·소비 등 내수가 부진한 탓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KDI는 8일 발표한 ‘KDI 경제동향’에서 “우리 경제는 수출이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으나, 내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전반적인 경기는 다소 둔화된 상황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국책연구원의 경기판단에 ‘경기 둔화’라는 표현이 등장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지난 8월 경기가 완만한 개선추세가 있다고 판단했지만, 9~10월 ‘개선추세’라는 문구를 삭제한 데 이어 이번에는 더욱 암울한 진단을 내놨다. KDI가 지난 6일 내놓은 ‘2018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2.9%에서 2.7%로 낮춘 것을 고려해보면 어느 정도 예고된 결과다.경기둔화는 설비투자와 건설투자의 부진이 지속된 탓이 컸다. 추석연휴 이동으로 조업일수가 감소하며 9월 설비투자는 전월(-11.3%)보다 확대된 19.3%가 감소했다. 특히 기계류가 19.6% 감소했고, 전월 증가세를 보였던 운송장비도 18.4% 감소로 전환했다. 건설투자도 건설기성의 감소폭(-16.6%)이 전월(-5.4%)에 비해 커졌다. 건설수주도 건축 부문 감소의 영향으로 6.6% 감소해 부진이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9월 소매판매액은 0.5% 증가에 그치며 소비도 위축됐다. 전월(5.9%)에 비해 크게 축소된 증가폭이다. 10월 들어 소비자심리지수는 99.5를 기록하며 기준치(100)을 밑돌기도 했다. 전월(100.2)에 비해 0.7포인트 하락했다. 소매판매업이 내구재를 중심으로 증가폭(0.5%)이 전월(5.9%)에 비해 줄어든 탓이 컸다. 내구재는 승용차 부진으로 감소세(-9.4%)로 전환됐고, 비내구재도 전월과 비교하면 부진한 1.9% 증가를 기록했다. KDI는 “소매판매액이 추석 이동효과 등 일시적 요인으로 큰 폭 하락했다. 전반적인 소비 개선흐름이 완만해지고 있다”고 했다.KDI는 수출이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증가세는 다소 완만해졌다고 평가했다. 10월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전년보다 22.7%증가하며 전월 8.2%감소에서 증가로 전환했다. 그러나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1.8% 감소해 수출 증가세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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