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사건과 관련해 자신과 경찰의 주장 중 누구의 주장에 공감하는지 묻는 투표를 SNS에 게시했지만 경찰 쪽으로 표가 80% 이상이 몰리는 역풍을 맞았다. 여론을 통해 지지 세력을 결집하려 했지만 이 지사의 의도와는 달리 결과가 정반대로 나타난 셈이다.이 지사는 지난 18일 자신의 트위터에 부인 김 씨의 변호인 주장과 경찰의 주장에 대한 누리꾼의 의견을 묻는 투표를 게시했다. 이 지사는 변호인 주장에 ‘사진을 트위터에 공유하고 공유 사진을 캡처해 카스에 올리기보다, 원본 사진을 카스에 바로 공유하는 게 더 쉬우니 동일인 아님', 경찰 주장에는 ’트위터 공유 직후 곧바로 캡처해 카스에 공유했으니 동일인‘이라고 설명했다. 투표가 마감된 19일 오후 2시 34분 기준 현재 3만8800여 명의 누리꾼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81%가 ‘경찰 주장에 공감’을 택했다. ‘김혜경 주장에 공감’을 선택한 누리꾼은 19%에 그쳤다.투표와 관련해 이 지사는 이날 오전 출근길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여러 가지로 경찰 쪽으로 많이 여론이 기운 것 같은데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을 하는가’라는 물음에 “투표로 결론을 내리려 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 지사는 투표를 올린 배경으로 “경찰은 같은 시간대에 캡쳐했으니 동일인이라고 단정했는데, 카스 계정이 없으니 트위터에 올라온 사진을 캡쳐해서 쓴 거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면서 “그 사실을 알려드리기 위해 제가 설문을 한 것”이라고 했다.앞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17일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소유주가 김혜경 씨라고 결론 내렸다. 경찰은 그 근거로 김씨가 카카오스토리에 올린 사진이 10분 뒤 '혜경궁 김씨' 트위터에 올라왔고, 또다시 10분 뒤 이 지사도 자신의 트위터에 같은 사진을 올렸다는 점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김씨 변호인인 나승철 변호사는 같은 날 “제삼자가 카카오스토리 사진을 다운로드 받아 해당 트위터에 올릴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경찰 주장을 반박한 바 있다.한편, 이 지사의 SNS 투표는 리트윗 1800여 건을 기록하고 댓글 1400여 건이 달리면서 네티즌 사이 뜨거운 논쟁을 촉발시키기도 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이재명 죽이기’이라며 이 지사를 두둔하긴 했지만 대다수 네티즌들은 이 지사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한 네티즌은 “마치 자신이 짜 맞춰진 정치프레임의 희생양인 양 몰아가는 말장난은 이제 그만해라. 더 이상 국민들 우습게 보지 마라”며 “트위터 계정의 주인이 따로 있다면 이 지사가 이렇게 곤경에 처해있는데 왜 이리 조용해”라고 했다.